우아한 세계

우아한 세계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 박지영 / 오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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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가 다시 깡패역으로 돌아왔단다.
다시 돌아온 그의 모습은 어떠한 모습일까. 넘버 3 이후로 내가 알기로는 그의 영화속 캐릭터는 그냥저냥 살아가는 소시민적인 모습에 더 가까웠는데... 길 가다 우연히 볼 수 있는 아저씨, 경찰, 아버지의 모습이었는데... 넘버 3에서 보여줬던 검은 츄리닝의 모습을 다시 보게된단 말인가? 솔직히 아버지라는 캐릭터가 들어있지 않았다면 그냥 넘기다 비디오로나 보게 될 영화가 될 뻔 했던 영화 우아한 세계.
이 영화 속에 깡패보다는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감독이 어떠한 의도를 가지고 이 영화를 찍었는지는 몰라도 그냥 내가 바라본 모습은 아버지는 아버지일 뿐이다 라는 것이다. 집 안에서는 기 한 번 제대로 펴기 어렵고 사춘기 딸의 눈치를 보랴 아내의 눈치를 보랴.. 아무도 없는 집 안에서 홀로 라면을 끓여 먹고 있는 모습은 어쩌면 현대의 아버지 상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처연해 보였다.(솔직히 우리집에서는 절대 해당사항이 안되는 모습이다.. --;)

딸 아이의 일기장을 훔쳐보다 상처 받고...
떠나버린 아내와 자식을 만나러 주저없이 달려가고...
힘들게 생활하는 식구들의 모습이 보기 싫어 떠난 몸을 다시 돌려 보내고...
아내와 자식들을 저 멀리 타국에 보내고 비디오로나마 만나는 가족들의 모습에 웃음을 짓고...
제 풀에 화가 나서 던져버린 식기를 주섬주섬 다시 주워담는 그의 축 쳐진 모습은 참으로 아프게 느껴졌다.

하지만 단순히 아버지에 대한 연민만 느껴진 것은 아니다.
아버지의 직업으로 인해 피해봤을 가족, 그리고 다수의 타인들...
이들의 모습 역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아 들고 있다.
타인을 짓밟아 일어서는 그의 모습.
큰소리 펑펑 치며 허풍떠는 그의 모습.
누구나 그러하듯 내가 살기 위해 남의 삶을 깨놓았던 그의 모습...
이런 모습들은 연민을 가져다준 아버지의 모습이 아닌 쓰디쓴 현실의 모습이었다.

종일 내내 비틀어지고 또 비틀어지는 모습은 칸노 요코의 음악으로 그 맛을 더 해주고 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 음악가가 누군지는 몰랐다. 상영이 시작되고 어랏? 하는 생각과 함께 음악 칸노 요코라는 자막을 보고 와우~ 하고 탄성을 지어버렸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었던 깡패 이자 한 가정의 아버지인 강인구의 모습을 음악을 통해 유쾌하게 풍자하고 있다. 너무 크나큰 소리때문에 잠시 눈을 찌뿌리게도 만들었지만 그녀의 음악은 정말로 시원스럽게 유쾌했다.

캐릭터와 스토리 그리고 음악이 멋들어지게 어울렸던 우아한 세계. 개인적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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