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a Book

7월 24일 거리 (7月24日通り)

M.stella 2009. 3. 20. 17:43

7월 24일 거리 (7月24日通り)

요시다 슈이치 저 / 김난주 역

7월24일 거리.
포루투갈 리스본에 가본 적이 없다.
한번도 가고 싶다는 생각 또한 들지 않았다.
주인공이 동경해 마지 않는 곳 포루투갈 리스본.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날짜 상의 7월 24일과 거리로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거리의 이름이 7월 24일 이더라.

머리를 하러 나간 길에 들고 나간 책이 바로 요시다 슈이치의 신간이었다.
이동중에... 약속시간을 기다리면서 책 한 권을 다 읽어 나갔다.
새삼.. 아.. 요시다 슈이치구나. 하고 감탄을 했다.
여자보다 더 섬세한 감성으로 주인공의 내면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했다.
서술적인 방식이 아닌 사람과의 대화, 행동 등 일상 생활 그 모든 것이 주인공의 시각을 통해서 그려나간다.
그래서 읽는 나가 아닌 주인공의 나로 반하여 글에 더 빠져드는 것 같다.

혼다 사유리.
낭만적인 꿈을 꾸는 직장인.
내가 사는 평범한 마을 그리고 지나는 거리 그 모든 것을 내가 꿈꾸는 도시로 탈바꿈하여 나를 반긴다.
그래서인가?
그냥 모르고 지나쳤던 것들이 새로운 재발견을 통해 더한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걸.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는 남동생 혼다 코지.
그로 인해 난 사람들의 주목과 동시에 부러움의 시선을 받는다.
내가 그처럼 멋진 외모는 아니지만 가질 수 없는 자의 시선을 받음으로써 가진 자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멋진 왕자님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 멋진 공주님과의 멋지고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 멋진 왕자님은 내가 아닌데...
내가 가진 그 말도 안되는 오류는 나의 멋진왕자님 사토시와의 사랑에도 치명타를 준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새삼 깨닫게 된 진실 아닌 진실이 아프다.
그래서 결론이 머냐고?
아직 내 사랑은 진행중이다. 결론은 없다.
그 뿐이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줄기는 저기에 있다고 본다.
직장상사와 학교 선배 커플의 중심에는 혼다가 있다.
그녀는 그들의 관객이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느끼는 묘한 감정.
그것의 정체는 잘은 모르겠다.
그리고 그녀의 멋진 왕자님과의 조우.
그리고 그와의 사랑.
난 겨우 이정도의 여자야 라고 생각케 한 학창시절의 추억은 저 멀리 날려버렸다.
그와의 사랑으로 아.. 나도 충분히 매력이 있어 하는 생각과 나를 사랑해 달라는 그녀의 끊임없는 외침이 존재한다.
그녀는 자신의 사랑에 대해 자신이 없었고 그녀의 비교대상인 학교 선배에게는 끝없는 열등감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아니 정확히는 사토시와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부터 알게 된 것 하나.
사토시는 자랑스러운 동생 코지였고 겨우 그런 여자라고 판단해버린 메구미는 사유리였다.
메구미가 꼽은 열가지 자신의 성향은 결코 메구미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바로 나 자신 혼다 사유리의 이야기인 것이다.

절절한 사랑이야기 따위는 없다.
그냥 일상생활 속에 흘려드는 그냥 그런 이야기인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냥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이 이야기는 혼다 사유리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덧.
묘하게 느껴지는 더 한 매력들이 이 책속에는 살아있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해낼 능력이 없어서 슬프다.

p.126
버스 안에 하루의 냄새가 고여 있는 듯했다. 출근하는 회사원들을 태운 아침의 냄새. 아줌마들이 시장을 보러 가는 오후의 냄새. 그리고 다소 지쳐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태우고 가는 냄새. 밤에 버스를 타고 있자니, 왠지 마음이 차분해진다.

p.175
"아무도 없는 백화점, 무섭지 않나요? 마네킹 같은 것도?"
"네. 매장에 있으면 어느 정도 전체가 보이니까 무섭지 않은데, 계단은 전혀 보이지 않는 장소로 올라가고 내려가야 하니까."


- 이전블로그에서 옮겨심기 : 2005.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