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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7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

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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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핑 베토벤 (Copying Beethoven)

감독 아그네츠카 홀란드
배우 에드 해리스 / 다이엔 크루거


소리가 너무나도 만족스러웠던 영화 카핑 베토벤.
오랜만에 귀가 호강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원래 이 영화는 리스트에 올라와 있지 않았다가 9번 교향곡을 듣고 필히 극장 가서 봐야겠다 생각하고 보게 된 영화이다.
단순히 그 이유 하나뿐이었기에 기대치도 낮았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았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탄탄하냐? 그건 결코 아니다. 스토리가 탄탄하다기 보다는 시각적인 즐거움과 청각적인 만족스러움이 끝인 영화이다.
베토벤이 어떻게 해서 9번 교향곡을 완성하고 초연했을까에 대한 의문을 시작으로 안나 홀츠라는 가상 캐릭터를 만들어 이 영화는 9번 교향곡의 숨겨진 뒷 이야기를 한다.
솔직히 이 영화의 이야기는 그게 다 이기때문에 스토리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은 없다.
단지 시각적인 즐거움 그리고 톡톡하게 살아난 캐릭터, 청각적인 풍만함이 가득 채워진 영화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시각적인 즐거움이라 함은 18세기 유럽의 모습인데 아직까지도 옛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낸 거리의 모습이라던가 나무바닥으로 인해 위아래가 하나인 듯 거리감을 주지 않던 아파트 풍경 그리고 돌로 이루어진 거리를 내달리는 마차의 모습 등... 유럽에 대한 또 다른 동경을 그리게 만들어준 화면이 살아있다.
너무나도 베토벤과 닮아 있는 에드 해리스의 모습은 괴팍했다던 그의 캐릭터를 고스란히 스크린 밖으로 실려 나왔다. 정리 안되 헝클어진 머리나 지팡이를 들고 휙휙 휘둘던 그리고 그가 하나의 음악을 그렸던 그 장소에서도 그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살아 숨쉬고 있어 가상의 이야기라기 보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냐는 데 더 힘을 실어주고 잇다.
청각적인 풍만함은 솔직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9번 교향곡이 연주되던 그 장면은 여성감독의 섬세함으로 인해 듣지 못하는 베토벤의 어지러운 속내나 그가 가졌던 무소음의 세계 그리고 머릿속에 음악들이 춤추고 있어 그를 느끼고 있는 베토벤을 통해 공간에서 가져다 주는 음의 소리 보다는 베토벤의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고 있는 음악을 들려주는 듯 했다. 소름이 쫘악 오르다 못해 벅찬 감동에 눈물까지 슬쩍 나오더라는... (다행히도 나만 느낀 감정이 아니어서 면 팔리진 않았다. 여기 저기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으니...)

여튼간에...
눈이 부시도록 시각적인 효과는 없지만 웅장함이 가득 느껴지는 음악 하나만으로도 극장에서 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 카핑 베토벤...
오랜만에 귀가 포식한 느낌이 들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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