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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09 체인질링 (Changeling)

체인질링 (Changeling)


체인질링 (Changeling)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안젤리나 졸리, 존 말코비치, 제프리 도너반, 마이클 켈리


아들을 되찾기 위해 공권력과 맞서는 한 여인.
그리고 자신들의 권위와 평판을 높이기 위해 법 위에서 군림하는 경찰.
영화는 1928년 미국 LA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 하고 있다.
1928년이면 지금으로부터 81년전의 이야기인데 영화 속에 나오는 공권력은 지금 현재 2009년 대한민국의 경찰들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어서 더 속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아들이 아님을 이야기 하는데도 자신들의 권위와 평판을 높이기 위해 거짓말을 강요하다 못해 친아들을 못알아보는 비정한 엄마에서 정신병을 가진 엄마로 까지 몰아가고, 한 연쇄살인 사건을 알게 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권위를 위해 수사는 커녕 은폐하려던 경찰. 그리고 자신들의 지위를 박탈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 하급 관리원에게 책임을 묻게 하고 내모는 모습은 지금 2009년의 대한민국 공권력의 모습과 하등 다를 것이 없었다.

여느 헐리웃 영화처럼 빵빵 터진다거나 극적 반전 같은 것은 없다. 더군다나 실화를 기초로 한 영화이기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탁월한 연출력이 영화에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특히나 보기에도 안쓰러울만큼 말라버린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은 점점 피폐해져가는 한 아이의 엄마의 모습을 심정적으로 잘 담아낸 것 같아 그녀의 모습에 안타까우면서도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존 말코비치의 연기는 특히 대사를 구사하는 모습은 뭐 더 이상의 할 말이 필요없다.)와 세밀하게 묘사된 1900년대 미국 중산층 가정의 모습이 감독의 연출력과 함께 조화를 이루어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관객에게 빵하고 터뜨려주는 것은 없으나 화면속에 담겨진 작은 이펙트(예를 들어 레스터형사가 연쇄살인사건의 최초이야기를 듣는 장면에서 댐뱃재가 서서히 책상 위로 떨어지는 모습 등)는 점점 스크린 속 이야기로 빠져들게 만든다.

요즘 같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체인질링이라는 영화는 다소 무겁고 개운치 않은 느낌을 가져다 주지만 공권력이 법 위에 존재했을 때 어떠한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영화라 생각이 들어 아직 보지 않은 이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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