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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 ( かもめ食堂 )

카모메 식당  ( かもめ食堂 )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출연 카타기리 하이리/고바야시 사토미/타르자 마르쿠스/모타이 마사코/자코 니에미


스폰지하우스에서 일본인디영화제 리턴즈를 한댄다.
총 12편의 영화 중 꼭 봐야지 하고 찍어놓은 영화 4편 중 하나인 카모메 식당.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보지 않았다면 후회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잔잔한 여운을 남겨 주었다.

갈매기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영화 카모메 식당.
오픈주방의 대여섯개의 테이블이 있는 따스한 색감이 어우러진 식당 카모메.
핀란드에 정감있는 일본의 음식을 주고싶다는 소박하고 정겨움이 가득한 식당 카모메.
거의 두달째(?) 주인 사치에는 부지런히 테이블을 닦고 정리하고...
식당 앞 윈도우 앞에서 수다스러운 핀란드 아줌마 3명이서 들어오지는 못한채 바깥에서 기웃거리기만 한다.
그랬던 그곳이 하나 둘 사람이 채워지면서 일본음식이 아닌 시나몬 롤과 커피 하나로 그들과의 거리는 가까워진다.
이제는 사치에가 알리고 싶었던 일본의 소박한 음식이 가득채워진 테이블 위에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한다.

그냥 단순하게 풀어보자면 손님 하나 없던 일본식당이 빈 테이블 없이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식당으로 변모하게 되는 하나의 과정을 담은 영화라고 볼 수 있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것도 아니요 눈을 부시게 만드는 유명한 배우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왜 이 영화에 선뜻 눈이 갔을까?
그냥 소소한 일상을 담담하게 담아낸 화면이 너무나도 이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변함없는 일상.
그리고 그 일상을 큰 변화없이 보내는 사람들.
하루하루가 어제같고 오늘같고 내일같은 그 일상속의 모습이 우리네가 사는 모습과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아서인것 같다.

기름에 튀기고 지글지글 볶고 둥글게도 말고...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장면만으로도 배를 고프게 만들고 눈으로 배부르게도 만든다.
음식 하나로 나와 타인 사이에 세워졌던 벽 하나가 허물어지고.
그 허물어진 벽이 타인과 함께 어우러지는 더 큰 공간을 만들어 낸다.

이곳에는 딱히 상처받은 사람도 없고 상처주는 사람도 없으며 큰 줄기를 끌고나가는 사람도 없다.
그냥 어쩌다 우연과 우연이 모여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만들어낸 필연과도 같은 연결고리들이 만들어진 카모메 식당.

우리네 일상을 엿보듯 그네들의 일상을 엿보고 싶다면...
지글거리는 음식소리에 눈을 즐겁게 만들고 싶다면...
오랜만에 독수리 오형제와 함께 귀를 즐겁게 하고 싶다면...
한 번쯤 봐도 유쾌할 영화이다.


뱀발.
트랜스포머처럼 눈은 즐거우나 스토리가 없음에 실망했다면...
스틸라이프처럼 스토리는 가득 찼으나 지루해서 보다가 졸았다면...
스토리가 있고 정겨움이 있는 곳 카모메 식당에서 즐거운 식사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숏버스 (shortbus)

사용자 삽입 이미지

숏버스 (shortbus)
감독 존 카메론 미첼
출연 숙인 리 / 폴 도슨

외설이냐 예술이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가십기사가 많이 나온 영화 숏버스.
5월의 볼 영화는 마이 베스트 프랜드 이후로 밀양과 캐리비안의 해적만 남겨두었는데 스폰지하우스에서 시네휴 오케스트라라는 영화제를 기획하면서 숏버스도 개봉한다고 하더라. 잠깐 고민 좀 했다. 볼 것인가 말 것인가.. 그러다 주말에 무작정 나가서 보게 된 영화

숏버스. 보길 잘 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시작 5~10여분의 강렬한 씬은 보는 이로 하여금 헉하고 놀라움을 가져다 준다. 여기저기 헉 하는 소리에 극장이 놀라움으로 들썩거렸으니 말이다. 여튼 첫 씬을 보고 이 영화를 단순히 어떠하다라는 말로 정의내리기엔 너무나도 성급하다. 누구나가 가지고 있을 감정을 에스/이/엑스라는 코드로 풀어갈 뿐이다.

커플문제 상담사라고는 하지만 성문제 상담사인 소피아.
타인의 문제를 듣고 해결방안을 내놓아주지만 정작 자신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는 어쩌면 거짓된 관계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상대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한구석에서 찾아드는 무언가가 발목을 움켜쥐고 있는 것처럼 허덕이는 제임스.
타인들의 부러움의 눈길을 받고 있는 게이커플이지만 무언가가 부족하다.
사랑이 충만하고 있다는 것도 알지만 아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헤매이고 있다.
이 힘겨운 생활을 마감하고 싶다. 그것이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길이기도 하지만 제이미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그것이 바로 사랑하는 상대 제이미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숏버스라는 작은 세상.
그 안에는 완전한 존재는 없다.
누구나가 불완전한 존재이며 외로움의 존재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 안에서 무언가를 찾는다.
해답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작은 세상과의 소통을 통해서 그들은 빛을 본다.
제임스는 자신안의 또 다른 존재를 죽임으로써 자신을 찾아냈다.
그리고 소피아는 또 다른 대안을 찾아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살색의 색상들로 스크린을 가득 채우지만 단순히 그 문제만이 아닌 더 깊은 무언가가 남겨진 영화였다.
영화가 끝난 후 눈물을 참느라 고생했다.
무어라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 내면의 이야기들을 담아낸 영화 숏버스.
한 번쯤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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