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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04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오아시스 세탁소 습격사건


기획 제작 : 극닥 모시는 사람들
작 김정숙
연출 권호성
출연 조준형/정종훈/김경희/차명욱/문영욱/김현미/하정진
      우승림/김소영/최윤영

몇만년(?)만에 연극을 보다.
작년이었나? 작년 가을쯤 해서 혜화동 로터리 근처 소극장에서 본 연극 이후 처음이니 오랜만이겠지?
이 연극은 오래전 주변인들의 나름 추천을 받아 알게된 작품으로 연극 한 편 볼까 하는데 의기투합(?)하여 예매하고 보게 되었다.

아버지대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이어온 한 동네 세탁소 오아시스.
점점 공장화가 되어 대규모화되어 가고 있는 세탁사업바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그 자리에서 아버지로부터 이어받아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한 부유한 이웃집 할머니의 재산이 세탁소에 숨겨져 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오아시스 세탁소의 거대한 습격사건이 벌어지는데...

가 전체적인 줄거리이다.
여기에 요즘 시대에 발맞춰 남들 다가고 아이가 그토록 원하는 어학연수 한 번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소시민의 이야기.
물질 만능주의 정확히는 돈이 최고의 가치인 이 시대에 인간의 도리를 내리치고 탐욕스런 모습으로 덤벼드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큰 틀 안에서 어우러져 진행되고 있다.
세탁소 주인이 아버지의 일기장을 꺼내들며 아버지를 회상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돈의 가치보다 인간에 대한 가치를 두고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개인적으로 아버지의 이야기로 공감대를 이루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졌다.
배우들의 조화를 이루는 연기(살짝 오버스러운 감도 있지만 상대배우와 함께 적절히 치고 빠져 나름 조화를 이뤘다)와 짜임새 있는 스토리구성이 잠시도 한 눈을 팔지 못하게 한다.
연극 시작전 그리고 마지막에 울리던 엔리오 모리꼬네의 인생은 아름다워의 메인타이틀곡은 이 연극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대변해 주는 듯 하다.

오랜만에 가져보는 연극 나들이.
볼만한 영화가 없어 영화관 기웃거리다 시간낭비 돈낭비하는 것보다는 돈을 아주 조금만 더 보태고 이야기가 꽉꽉 들어찬 배우와 마주보며 감상하는 연극 한편을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요즘 오태석님의 목화레퍼터리 컴퍼니에서 목화의 셰익스피어라는 주제로 국립극장에서 공연중으로 알고 있는데 매우 보고싶다. 오래전 목화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너무도 재밌게 본 기억이 있는지라 이번 공연은 로미오와 줄리엣과 멕베스의 완성단계에 오른 작품이라 해서 더 기대가 된다. 여건만 허락된다면 꼭 한 번 가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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