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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0 7월 24일 거리 (7月24日通り)
  2. 2009.03.12 나가사키 (長崎亂樂坂)

7월 24일 거리 (7月24日通り)


7월 24일 거리 (7月24日通り)

요시다 슈이치 저 / 김난주 역

7월24일 거리.
포루투갈 리스본에 가본 적이 없다.
한번도 가고 싶다는 생각 또한 들지 않았다.
주인공이 동경해 마지 않는 곳 포루투갈 리스본.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날짜 상의 7월 24일과 거리로 생각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거리의 이름이 7월 24일 이더라.

머리를 하러 나간 길에 들고 나간 책이 바로 요시다 슈이치의 신간이었다.
이동중에... 약속시간을 기다리면서 책 한 권을 다 읽어 나갔다.
새삼.. 아.. 요시다 슈이치구나. 하고 감탄을 했다.
여자보다 더 섬세한 감성으로 주인공의 내면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했다.
서술적인 방식이 아닌 사람과의 대화, 행동 등 일상 생활 그 모든 것이 주인공의 시각을 통해서 그려나간다.
그래서 읽는 나가 아닌 주인공의 나로 반하여 글에 더 빠져드는 것 같다.

혼다 사유리.
낭만적인 꿈을 꾸는 직장인.
내가 사는 평범한 마을 그리고 지나는 거리 그 모든 것을 내가 꿈꾸는 도시로 탈바꿈하여 나를 반긴다.
그래서인가?
그냥 모르고 지나쳤던 것들이 새로운 재발견을 통해 더한 매력에 빠져들고 있는 걸.
멋진 외모를 가지고 있는 남동생 혼다 코지.
그로 인해 난 사람들의 주목과 동시에 부러움의 시선을 받는다.
내가 그처럼 멋진 외모는 아니지만 가질 수 없는 자의 시선을 받음으로써 가진 자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멋진 왕자님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면 멋진 공주님과의 멋지고 행복한 삶을 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 멋진 왕자님은 내가 아닌데...
내가 가진 그 말도 안되는 오류는 나의 멋진왕자님 사토시와의 사랑에도 치명타를 준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새삼 깨닫게 된 진실 아닌 진실이 아프다.
그래서 결론이 머냐고?
아직 내 사랑은 진행중이다. 결론은 없다.
그 뿐이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줄기는 저기에 있다고 본다.
직장상사와 학교 선배 커플의 중심에는 혼다가 있다.
그녀는 그들의 관객이 되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느끼는 묘한 감정.
그것의 정체는 잘은 모르겠다.
그리고 그녀의 멋진 왕자님과의 조우.
그리고 그와의 사랑.
난 겨우 이정도의 여자야 라고 생각케 한 학창시절의 추억은 저 멀리 날려버렸다.
그와의 사랑으로 아.. 나도 충분히 매력이 있어 하는 생각과 나를 사랑해 달라는 그녀의 끊임없는 외침이 존재한다.
그녀는 자신의 사랑에 대해 자신이 없었고 그녀의 비교대상인 학교 선배에게는 끝없는 열등감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아니 정확히는 사토시와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부터 알게 된 것 하나.
사토시는 자랑스러운 동생 코지였고 겨우 그런 여자라고 판단해버린 메구미는 사유리였다.
메구미가 꼽은 열가지 자신의 성향은 결코 메구미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바로 나 자신 혼다 사유리의 이야기인 것이다.

절절한 사랑이야기 따위는 없다.
그냥 일상생활 속에 흘려드는 그냥 그런 이야기인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냥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이 이야기는 혼다 사유리 그녀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덧.
묘하게 느껴지는 더 한 매력들이 이 책속에는 살아있다.
하지만 그것을 표현해낼 능력이 없어서 슬프다.

p.126
버스 안에 하루의 냄새가 고여 있는 듯했다. 출근하는 회사원들을 태운 아침의 냄새. 아줌마들이 시장을 보러 가는 오후의 냄새. 그리고 다소 지쳐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태우고 가는 냄새. 밤에 버스를 타고 있자니, 왠지 마음이 차분해진다.

p.175
"아무도 없는 백화점, 무섭지 않나요? 마네킹 같은 것도?"
"네. 매장에 있으면 어느 정도 전체가 보이니까 무섭지 않은데, 계단은 전혀 보이지 않는 장소로 올라가고 내려가야 하니까."


- 이전블로그에서 옮겨심기 : 2005.10.17 -

나가사키 (長崎亂樂坂)


나가사키 (長崎亂樂坂)
요시다 슈이치 저 / 이영미 역

파크 라이프를 통해 처음 그를 만났고 퍼레이드라는 소설을 통해 작가의 매력에 푹 빠져 한권도 빠짐없이 찾게 되는 책이 바로 요시다 슈이치라는 작가의 책이다.
그의 책은 결코 밝지만은 않다. 조금은 암울하고 외로움속에 허덕이게 만드는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에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는 멀까? 그의 책은 먼가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신간이 나온다하면 구매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으니 말이다.

작년에 읽은 캐러멜 팝콘 이후 나온 나가사키.
캐러멜 팝콘에서 맛보았던 작은 희망이 나가사키에서는 정말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원본이 나오는 시간적 순서로 보자면 나가사키는 오래전에 나오고 이번에 처음으로 번역되어 나온 듯 한데... 여튼 그 순서로 보자면 그는 조금씩 희망이라는 글자에 한 걸음씩 나아가려 애를 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만큼 오래전 출간된 나가사키라는 소설은 진탕에 빠진 느낌이 들었으니 말이다. 허우적 허우적 거릴수록 점점 더 빠져드는 암울함이 마음을 너무나도 무겁게 만들었다는...

미무라 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돌아와 살아가는 그곳은 남자는 힘이라는 것만 믿고 사는 미무라가의 남자들과 함께 살아간다. 여자는 끌려갈 뿐이고 오로지 남자 남자 뿐인 그곳에서 힘의 서열과 나약함은 쓰레기라는 그런 공기안에서 살아간다. 어린 나를 돌봐줄 사람은 없다. 그를 낳아준 엄마는 무늬만 엄마일뿐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이고픈 마음에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버리는 여자밖에 없으니 말이다.
미무라라는 세상속에서 나가기를 꾸준히도 열망하였다. 동급생 친우에게서 사촌누이의 남자친구에게서 그리고 곁방에 신세를 지며 사는 야쿠자를 통해서... 어떠한 행동도 없이 그는 마음속의 열망을 가졌을 뿐인 그에게 점점 자라면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나 또 다른 굴레에 얽메여 그는 달팽이처럼 집을 이며 살아가고 만다.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더라는 주유소 점장의 말은 내 가슴속 깊은 곳을 무지막지하게 찌른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핑계일 수도 있다. 벗어나고자 벗어나고자 했으나 벗어나지 못한 그는 어쩌면 그 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 자체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 아닌가. 너무나도 서글프다. 온갖 주위의 영향을 받고 그 안에서 허우적 거리는 그의 모습이 어쩌면 요즘 현대인의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활활 타오르는 미무라가의 별채를 바라보면서 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탄다. 모두 모두 다 타버린다."

망연히 읖조리던 슌의 모습을 통해 드디어 해방감을 맛보았을 그의 모습이 그려져 조금은 안타깝고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었음을 기뻐해주고 싶었다.
지나가버린 시간과 존재하고 있는 시간이 함께 어우러진 장소 나가사키 미무라가 안에서 타버린 별채 안에서 슌은 또 다른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 진정으로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p.178
"하긴 떠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조용히 남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지. 어딘가로 가려고 결정하면 장래가 불안해지고, 남겠다고 결심하면 나중에 떠나지 못한 걸 후회하게 될 것 같아 또 불안해지더군. ..."

p.179
"젊었을 때는 무슨 일이든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왠지 인생에서 진 것 같은 패배감이 드는데, 실제로는 혼자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더라는 말이지."


- 이전블로그에서 옮겨심기 : 2007.0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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