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아트센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4.30 이정웅 개인전

이정웅 개인전

사용자 삽입 이미지














LEE JUNG WOONG : 이정웅 개인전
2008.04.09 ~ 2008.04.22
인사아트센터


이화익 갤러리에서 처음 작품을 접하고 반해버린 작가 중 한 명이다. 붓이라는 주제로 한지에 먹물이 붓의 터치에 의해 진하게 번져있고 마치 사진으로 찍은 것 마냥 붓의 깃이 한올한올 살아있는 듯한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먹물의 형태가 보여주는 강인함과 마치 사진과도 같이 실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붓의 섬세한 모습이 강함과 섬세함 이 두가지를 보여줌으로써 곧으면서도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었다.
이번 인사아트에서 하는 개인전을 놓치게 되나 싶어 아쉬웠는데 다행히도 연장전(?)을 하고 있어 편한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전시개요


붓을 극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정웅의 신작을 선보이는 개인전
하얀 한지 위에 붓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으로 잘 알려진 중견작가 이정웅(1963-)의 신작을 선보이는 개인전.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작업 초기부터 한국적인 정서를 화면에 담아내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모색해 온 작가는 90년대에 도자기와 꽃, 과일 등의 정물을 선보이다가 2000년 이후부터 붓이라는 대상에 주목하고 있다. 한지 위에 먹과 유화물감으로 그리는 그의 붓 그 림은 소재와 기법, 주제 면에서 동양화와 서양화, 추상과 사실적 구상을 아우르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100호 이상 크기의 붓 그림 15여점이 출품되며, 특히 극사실적으로 묘사된 붓과 작가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머금은 먹 번짐의 대비가 더욱 특징적이다. 힘차게 내려 그은 획 위에 마치 실제 오브제를 보는 듯한 치밀한 묘사력으로 그려진 이정웅의 붓 그림은 이전 작품보다 더욱 동적인 행위를 표현함으로써 그 어느때보다도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선사한다.

하얀 한지 위에 역동하는 붓의 움직임을 담다! - 자기 내면과 우리 전통의 강한 기(氣)를 발산하는 그림
이번 전시에 보여지는 붓 그림은 더욱 기운 생동한 모습이다. 붓은 가지런히 놓여 있지만 화면을 가득채운 먹의 흔적들은 힘찬 움직임을 머금고 있으며, 사방으로 튀긴 먹물은 무겁고 강하게 내려쳐진 듯 에너지를 발산 하고 있다. 작가는 직접 맨발로 한지 위에 올라서서 커다란 붓을 들고 일획을 긋는다. 내리찍거나 획을 긋는 움직임을 통해 더욱 역동하는 먹의 자취을 담아내는 것이다. 그 집중의 순간과 순간의 우연적인 흔적이 먹 번짐으로 화면을 울린다.
작가는 이 같은 행위를 통해 자기 안에 잠재되어있던 표현의 욕구를 불러 내고, 해소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대상을 마치 실제 사물처럼 그려내는 작가만의 ‘귀신같은 묘사력‘, 그 꼼꼼하고 세심함 뒤에 억눌려진 작가의 무의식적 내면이 행위를 통해 해방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 Brush 140x140cm oil on Korean paper 2008 것의 이미지를 찾고자 노력하여 붓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대상은 붓이지만 먹 번짐이 주제이며 추상을 시도한 것이다.”라는 작가의 설명처럼, 이정웅의 ‘먹’ 그림은 예술가의 자유로운 창작 욕구에 대한 발현이자 우리 전통에 담긴 정신성과 관념에 대한 상징으로서 붓의 표면적 재현을 압도하는 강한 기운을 발산한다.

극사실과 추상,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오가다! - 한국미술의 다양한 모습들이 공존하는 그림
이정웅은 한지 위에 먹과 붓이라는 동양화의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서양화의 전통적인 재료인 유화물감으로 붓의 형상을 실물과 같이 재현해낸다. 이는 추상적 먹의 번짐과 일필휘지의 기를 담아내는 수묵추상화이기도, 유화로 붓을 그려낸 극사실 회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또한 행위의 흔적들을 바탕에 남기는 액션페인팅과 추상표현주의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며,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붓을 대상화시켜 개념적으로는 사물에 담긴 정신성과 전통의 의미들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렇듯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구상과 추상, 이미지와 관념을 아우르는 이정웅의 그림에는 한국 미술의 역사와 현재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공존한다. 구상화가 주류를 이루는 대구라는 지역적 배경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묘사의 테크닉으로 실재와 재현의 문제를 아우르면서, 다양한 개념과 장르들 사이를 자유롭게 부유하는 지적인 즐거움 또한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 전시개요 출처 : 가나아트센터 -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