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Life'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1.07.12 유르겐 텔러 사진전 터치 미 (Jurgen Teller - touch me)
  2. 2009.03.17 조금은 거북했던 한국근대미술걸작전
  3. 2009.01.14 THE MONSTER 이승애 개인전
  4. 2008.11.30 I'm home 다녀왔습니다 : 김한나 개인전 1
  5. 2008.05.23 이미경전 : 기억의 소풍(구멍가게)
  6. 2008.04.30 이정웅 개인전
  7. 2008.04.22 Attan Kim : ON - AIR 김아타 개인전
  8. 2008.01.19 기대되는 전시...
  9. 2007.11.14 Passion for Art. Mission for Money.
  10. 2007.11.05 위대한 서커스 : Le cirque en majeste

유르겐 텔러 사진전 터치 미 (Jurgen Teller - touch me)

유르겐 텔러 사진전 touch me
대림미술관
2011.04.15 - 2011.07.31

루이비통, 마크 제이콥스, 비비안 웨스트우드, 셀린느, 미소니 입생 로랑 등
다양한 해외 브랜드의 광고 사진을 찍어왔던 유르겐 텔러의 전시회.


※ 상단의 모든 사진은 유르겐텔러 전시회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조금은 거북했던 한국근대미술걸작전


한국 근대 미술 걸작전 : 근대를 묻다

2008.12.23 ~ 2009.03.22
덕수궁미술관


총 4개의 테마(근대인, 근대의 일상, 근대의 풍경, 근대인의 꿈)로 전시된 이번 미술전은 한국 근대미술의 발자취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은 전시회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조금은 거북한 이유는 뭘까?
일본화풍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림들이 거북한 것일까?
아니면 친일작가들의 작품이 고스란히 전시되어서 거북한 것일까?
일제강점기 아래 예술가들이 자신의 꿈을 펼치기 위해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일까?
처음 전시회를 갔을때 어? 이 사람은 하고 혹시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친일을 한 총 8명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던 것도 모자라 친일미술단체로 일본에 충성을 했던 단광회 회원의 작품도 전시가 되어 있었다.
(단광회는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한일 합작 미술단체로 임응구, 김인승, 김만형, 손응성, 심형구, 박영선, 이봉상이 소속되어 있다. 이들 중 이번 전시회에 김만형, 박영선, 이봉상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하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지폐의 그림들 중 친일화가의 작품들(김은호, 김기창, 장우성)이 실려있는데 말해 무엇하리.. --;
근대미술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들의 작품이겠지만 뒷맛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리고 근대지식인의 표정들을 담았다는 그림들은 하나같이 상류사회의 지식인들을 담아낸 것 같다. 내심 이번 전시회에서 당시의 시대적 상황들을 담은 그림들을 만나고 싶었는데 그에 관련된 작품들이 생각보다 적어서 조금 아쉬웠다.
전시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한국의 마티스, 세잔, 고갱등의 작가를 만나보고 싶다면 주저않고 추천하고픈 전시회이다.

[참고]
이번 전시회에 전시된 친일작가 명단 : 구본웅 김기창 김은호 박영선 이봉상 이상범 장우성 정종여

전시개념
건국 60주년(국립이라 그런가? 건국60주년이라는 말이 너무나 거슬린다. --;)을 기념하여 개최되는 "한국근대미술걸작전 : 근대를 묻다"는 한국근대미술을 이끌었던 100명의 거장들의 23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들은 격동의 역사 속에 묻혀버린 근대인들의 삶과 꿈이 어린 것으로, 오늘을 이루는 원동력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01. 근대인
근대적 특징의 핵심인 '주체적인 자아의 발견'은 교육을 통해 가능했으며, 근대적 인간으로서 교육의 세례를 받은 사람들은 직업적 세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당시 지식인의 모습은 선망의 대상이었는데, 이들의 이미지는 대부분 반신상의 자화상과 초상화로 제작되었으며 더 나아가 집단이 아닌 개별적 의식을 반영하고 금기시되어왔던 육체에 대한 자유로운 표현으로 발전하기도 하였다.

02. 근대인의 일상
램프, 기차, 자전거와 유리창 등 과학의 발달이 가져다준 새로운 문물의 수혜는 신문이나 잡지 등이 가져온 근대적 인식의 확산과 함께 근대국가와 시민사회를 형성하는 장치로 도입되었다. 이러한 기제들이 등장하는 당대의 생활 모습에는 근대인들의 희노애락이 새겨져있다. 자의식의 발견과 함께 확산된 자유연애사상, 사랑과 애정을 기반으로 한 내밀한 부부, 가족관계로의 변화 그리고 식민과 전쟁 등의 시대적 고난 등은 작품 속에 나타나기도 한다,

03. 근대의 풍경
근대적인 공간의 경험은 근대인들의 인식의 변화에 기여하였다. 근대의 풍경에서는 종래의 전통적인 산수로서의 자연에서 탈피하여 근대적 공간으로 묘사된 풍경을 살펴본다. 전통적으로 관념산수화에 담아왔던 사의 대신 과학적 관찰을 통한 사생 풍경화, 도원경이나 이상향이 아닌 실제 경험에 기반하여 원근법과 명암법을 이용하여 그려진 풍경화는 일상적인 공간인 근대도시와 농촌이라는 삶의 터전 뿐 아니라 여행이라는 근대적 공간이동을 통해 제작된 명승지의 풍경이나 이국풍경을 낳게 하였다.

04. 근대인의 꿈
근대인의 꿈은 근대적 시공간 속에서 사실상 교육을 통한 자아실현과 구국애족이라는 이상이 실현되기 어려웠던 사실에서 출발하였다. 일제가 가져온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식민지의 근대인들에게는 재능과 열정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현실 속에 이루어지지 않은 꿈 대신 작가들은 유토피아를 향한 몽환적인 꿈을 꾸기도 하였고, 서구중심이 아닌 동양중심의 세계관을 꿈꾸며 전통적 특성을 강조하기도 하였다.

05. 특별전 근대의 복원
특별전 형식으로 구성된 5부는 근대미술작품의 보존과 수복을 소개한다. 식민과 전쟁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 일구어져 오늘에 이른 근대미술작품이 제작되었던 시기는 보존적 측면은 고사하고 작업에 필수적인 재료조차 구하기 어려웠던 시기였으므로 근대미술품이 지닌 미술사적 가치에 비해 재료의 열악함은 작품의 보존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미술작품의 보존 수복에 대한 소개를 통하여 미술품의 보존 관리와 관람문화 정착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출처 : 근대미술걸작전 홍보 사이트 (http://www.koreamodern.com) -




THE MONSTER 이승애 개인전

THE MONSTER 이승애 개인전
2008.12.11 ~ 2009.01.20
아라리오 서울


언젠가부터 아라리오 서울을 종종 찾아가 준다.
이 미술관은 젊은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한다. 뭐랄까 아라리오 서울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 대림미술관 이후로 마음에 드는 장소로 선정해 놓은 곳이다.
연필드로잉으로 그려진 이승애 작가의 몬스터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무섭고 두려운 존재 몬스터라기 보다는 연필선 속에 드러나는 섬세함이 함께 어우러져 예민한 듯 하면서도 자기희생적인 느낌을 가져다 주는 몬스터이다. 타인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 우리를 공격하는 것들로부터 보호해주기 위해 우리의 세계를 감싸안아주는 듯한 몬스터랄까...
그래서 무섭다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측은한 느낌을 더 가져다 준다.
잘짜여진 환상의 이야기 속에 담겨진 몬스터는 막연히 그림을 본다라는 느낌보다는 그 그림 속 이야기를 읽어내는 듯한 생각을 가지게 된다.
전시가 며칠 남지 않았지만 시간이 된다면 꼭 한 번쯤은 보러 가는 것은 어떨까 싶다.
특히나 스토리가 담겨진 그림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층 더 행복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듯 싶다.



아라리오 서울 갤러리에서 12월 11일부터 2009년 1월 20일까지 이승애의 괴물들을 만나보자. 공상과학영화 속 에일리언 같기도, 진화 이전의 고대 동물 같기도 한 그녀의 괴물들은 라틴어 원어 monstere (보여주다)의 의미를 구현하는 존재로, 인간 내면의 어두운 힘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현재적 불만과 정치 사회적 부조리, 대적할 수 없는 거악을 일망타진 하고픈 나약한 개인들의 집합적 욕망을, 상상력의 형태로 내세운 것이 이승애의 괴물들인 것이다. 이들은 각각의 특성에 맞는 고유의 이름뿐 아니라 그들의 탄생비화와 존재의 목적, 운명, 그리고 이들과 작가와의 정신적 소통의 내용들을 지니고 있다. 소설과도 같이 쓰여 내려간 작가의 글을 통하여 이들은 생명을 부여 받고, 화면이라는 특정한 시공간적인 제한을 벗어나 나름의 역사와 이야기를 가짐으로써 화면을 넘어 문맥과 개념 속에서 생명을 가진 채 살아있게 된다.

표범의 몸통에 입 주변은 포유류의 날카로운 치아대신 편형동물 무더기가 꿈틀대는, 신화 속 메두사의 머리를 변형적으로 계승한 것 같기도 한 Green Eyes. 작가의 설정에 따르면 인류의 슬픔은 하나의 신호로 이 괴물에게 전해진다고 하는데, 머리에 붙어있는 4개의 눈은 인류의 분노와 슬픔이 보내는 신호를 보다 잘 식별하려는 배려 같기도 하다. 또 다른 대작 Mother 는 머리에 난 뿔 여섯 개와 뱀의 비늘이 돋은 얼굴, 긴 콧수염 등 동양적 용의 형상을 취하고 있으며, 그 품 안에는 원생동물, 혹은 편형동물 세포들이 한아름 안겨있다. 이 괴물의 모성애는 절망에 빠진 인류에 대한 위로를 표상하는 것 같다.

전시관 2층에는 자연사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법 한 표본함들 속에 몬스터 드로잉을 한 장씩 배치하여 마치 생물 표본실을 연상시키는 인스톨레이션이 설치된다. 이 소형 괴물들은 피부가 말라 비틀어져 골격 위로 달라붙다시피 한 처절한 주검이다. 1층 전시관에서 대형으로 재현된 괴물이 인간 심성 안에서 투쟁 중인 ‘현역’ 괴물의 활약상을 보여준다면, 표본실에 박제된 나약한 괴물은 건드리면 바스러질 만큼, 몸통에서 한줌의 숨결마저 느껴지지 않는 미이라다. 소형 괴물의 본질은 인간 심성에 비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연민이 현현된 것이다. 이 중 잠자리 날개를 단 ‘아저씨’ 미이라 5 는 한 노숙인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것으로, 사회에서 버림받은 낙오자에 대한 측은함이 고물의 형체로 배출된 예이다.

전시장 1층에는 전지 사이즈를 짝수로 이어 붙인 대형 드로잉 6점, 2층 표본실에는 20점 정도의 소형 미이라들이 전시되는 이승애의 두 번째 개인전 ‘The Monster’. 무력한 개개인이 대적할 수 없는 거악에 맞설 대항군으로 탄생된 이승애의 새로운 괴물들을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반이정 ‘세계는 괴물을 필요로 한다’ 일부인용

- 전시개요 및 작품이미지 출처 : 아라리오 서울 -

I'm home 다녀왔습니다 : 김한나 개인전










I'm home 다녀왔습니다 
김한나 개인전

2008.10.28 ~ 2008.11.30
아라리오 서울


오랜만에 미술관을 찾았다.
지난 9월 한미사진미술관을 찾은 뒤로 오랜만에 찾은 전시회는 바로 김한나 개인전이다.
지면이나 온라인이 아닌 실제 그림을 마주한 것은 처음인데 전시된 작품들은 동화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나름 스토리를 가지고 나열된 그림들인 듯 한데...
아쉬운 점은 그 이야기를 단순히 안내지를 통해 전할 것이 아니라 그림과 마주하면서 작가의 이야기가 관람객들에게 전해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아주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
보면서 나라 요시모토와 중국작가(음... 이름이 기억이... --;)의 작품들이 떠올랐는데 그의 작품들을 좋아한다면 나름 김한나의 작품도 좋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보면서 몇 관람객들의 귀여워라는 단어의 연발을 들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은 10월 28일부터 11월 23일까지 김한나의 전시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06년 대안공간 루프에서 신인작가 발굴전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던 김한나의 첫 번째 개인전과 2007년 아라리오 갤러리 베이징에서의 개인전 이후 세 번째 준비된 개인전이다. 조용하고 깜찍한 소녀감성의 작가 김한나는 유화 작품과 드로잉, 그리고 조각을 통해 자신만의 눈에 보이는 토끼와의 일상의 순간들을 표현한다. 김한나의 작품 속에는 단발머리를 한 작가 자신의 모습인 한나와 토실토실한 흰 토끼가 등장한다. 토끼는 한나의 상상 속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그녀의 분신이기도 하다. 작가의 노트에서처럼 한나와 토끼는 밥도 같이 먹고, 수업도 함께 듣고, 둘이서 인형놀이도 하고, 빈집을 지키기도 하고, 돈까스도 튀기고 만두도 만드는 둘도 없는 짝꿍이다.

"다녀왔습니다" 라는 제목을 내세운 이번 전시는 지난 전시들에서 보여준 한나와 토끼의 여유롭고 한가한 일상의 표현과 달리 한나와 토끼가 잠시 헤어졌던 애절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토끼를 찾습니다" 라는 미아 찾기 광고를 보는 듯한 작품에서 보는 사람들은 미소를 짓겠지만 정작 한나는 목을 죄는 듯한 괴로움과 함께 애타게 토끼를 찾고 있다. 지금까지 한나와 토끼의 귀엽고 순수한 모습만을 볼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이별 후 서로를 찾기 위한 노력과 겪는 고통을 보면서 한나와 토끼가 단순한 친한 친구가 아닌 토끼가 한나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임을 알게 된다. "다녀왔습니다" 전은 페인팅과 조각뿐 아니라 애니메이션과 소품들이 더해졌고 1층과 2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전시장의 구조를 이용해 토끼와 한나 개인만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등 한층 많은 얘깃거리를 가지고 구성된다.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는 한나와 토끼가 헤어지게 된 이유는 작가의 새로운 시도인 애니메이션 안에서 표현된다. 헤어진 동안의 외롭고 괴로웠던 나날들, 재회 후의 이야기 등 우리는 다시 한 번 한나의 동화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한나의 유화와 드로잉을 비롯하여 이미 잘 알려진 그녀의 사랑스러운 조각과 새로이 시도한 애니메이션까지 약 40여 점 정도의 신작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그녀만의 삶에 대한 유머, 소심함, 따뜻함 그리고 외로움을 담아낸 동화와도 같은 이번 전시를 통하여 관람객은 각자 자신의 성장기 시절 추억들을 되돌아 볼 것이며, 성장통과도 같았던 경험들과 만남들, 헤어짐들을 통하여 어른이 되어가는 자신들의 모습을 재발견 할것이다.


- 전시개요 : 아라리오 서울 -


 

이미경전 : 기억의 소풍(구멍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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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전 : 기억의 소풍 (구멍가게)
2008.05.12 ~ 2008.05.24
빛 갤러리


인터넷으로 처음 접했을 때는 수채화라고만 생각했다. 편안한 색감에 세밀하게 묘사된 그림이 참으로 정감 있게 느껴지더라. 그러나 미술관에서 직접 그림들을 마주하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작게만 보였던 그림들이 크게 마주하니 펜선으로 그려진 그림이더라. 단순히 세밀하게 그려졌다고만 하기에는 참으로 섬세하게 그려진 그림들이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 준다. 그 설렘은 어린시절 자주 보았지만 요즘에는 보기 힘든 작은 구멍가게의 정겨움이 느껴져 가슴을 설레게 만들어 주었다. 묘한 따스함이 느껴진 작품들... 마주하지 못했으면 정말 아쉬웠을지도 모르겠다.


전시개요

작년 시월에 뽑기, 눈깔사탕 등을 전시장 한 쪽 구석에 차려놓고 옹기종기 둘러 앉아 십여년동안 그리기 시작한 “구멍가게시리즈” 이야기를 조심스레 풀어 놓았다. 늘 이웃과 애환을 같이 해온, 나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었던 구멍가게가 점점 기억속으로 사라져감을 아쉬워하며 전시를 마쳤다.

많은 격려에도 불구하고 동시대의 일반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통찰력으로 유희적 행위의 “선긋기 쟁이” 에서부터 감동을 주는 이미지의 결과물을 추출하기까지 작가로서의 땀과 고통을 감당하였는가? 라고 내 스스로를 성찰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여행을 떠났다. 그동안 너무 익숙했던 내가 사는 동네들을 벗어나 우리의 삶과 추억을 벗삼아 오랜 세월을 꿋꿋이 버텨 온 구멍가게를 찾아 무작정 낯선 마을에 들어서면 발길부터 설레인다. 마을의 터줏대감처럼 자리했던 가게 터에 새로이 들어선 편의점은 다소 어색한 옷을 입은 것처럼 생소해 보이고, 가끔 한 눈에 반할만한 자태와 맛깔난 이야기가 있는 구멍가게를 발견하면 흥분으로 떨리는 마음을가라앉히고 호기심어린 눈으로 가게 안을 들여다 본다. 세월의 냄새가 느껴진다.

오래된 진열장 위의 잡화 상품들 - 잘 익어 박스안에 담겨 있는 과일, 색색의 과자봉지, 크고 작은 생활용품이 가게의 특징에 따라 조금씩 다르고 주변에 널려있는 물건들을 잘 살펴보면 단지 물건을 사고 판 것이 아니라 정을 덤으로 끼워 파는 그 동네의 정서가 읽혀진다. 먼지끼고, 낡은, 쓰러져가는, 시대에 뒤쳐져 사라져가는 것들의 대표적 상징으로써 구멍가게가 아닌 각각의 생경한 느낌을 풍기는 조형적인 구조와 내 어릴적 기억이 뒤엉켜 그 안에서 에너지를 발산한다.

강원도에서부터 남도 끝자락까지 그 여정은 발길이 머무는 곳마다 내가 그리고자 하는 것에 대한 확신을 주었다. 특히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오른편 뒷골목에 자리한 “석치상회”는 내 그림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았다. 주인할아버지의 꼿꼿함이 배어있는 “돌부리산- 石峙”라는 이름하며 반듯한 녹색의 간판글씨체, 두세평 남짓한 자그마한 내부공간이지만 물건들이 촘촘히 정리되어 있고 왼편에는 큰 나무 두 그루가 버티어있어 뒷산자락 오른쪽에 튀어나와 있는 돌부리와 조금 앙칼져 보이는 가게 입구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수 십년의 손때가 묻어 있어 많은 사연이 있을 것 같은 문을 열고 들어가 한동안 발길을 돌려나올 수 없었다. 숨어 있는 듯 하지만 고고하게 따뜻함을 전하는 소통의 장(場), 내가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이런 모습의 삶에서 내마음이 순간 정화된 느낌이었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여행을 하면서 담아온 따뜻한 햇살이 내 그림의 어떤 은유보다도 강했다.

번잡한 도심 속에서 몇몇이 모여 이야기하다보면 어느새 구구절절 동심의 세계로 빠져든다. 동심은 누구에게라도 쉽게 허락된 휴일같은 기억의 소풍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시간 여행같은 기억의 편린들이 달콤하게 느껴지고 그것들이 응집되어 반영되어지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깊게 드리워진 겨울 햇살이 비춰지는 구멍가게의 유리창문에 반사되어 흘러내리는 훈훈한 정감 같지 않을까?

나는 이 따스한 기운을 펜촉에 묻혀 날카롭게 그림을 그린다. 가느다랗고 뾰쪽한 직선의 속도감이 모세혈관을 타고 흐르듯, 돋보기로 손금 보듯, 한땀 한땀 바느질하듯 그려 나간다.

무수히 겹쳐진 선으로 긋고 또 긋는다. 서서히 시간의 흐름조차 정지해 버리고 햇살마저 고요에 젖는다. 정중동(靜中動) - 적막하고 조용하나 움직임이 느껴진다. 수시로 드나들었던 출입문의 얼룩들, 깨어진 벽돌, 혼자 서있는 빈 의자, 손길이 다을듯한 과자봉지, 구석구석의 흔적이 쏟아져 내린다. 펜을 잡은 내손은 거의 마비상태다. 건물의 구조가 구체적으로 드러나면 기본적인 인간의 습성에 근거한 비대칭균형(asymmetry)의 절묘함이 나타난다. 비틀려 있으면서도 운(韻)이 있고 중심을 잃지 않는 비결은 우리 문화의 “덤 있는 여유, 그냥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에서 근거한다.

기호학적 이미지나 기계적 운영체계가 우리 시대의 전반적인 문화트랜드가 되어 버린 지금,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나의 작업이 시대를 역행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억의 감성적 기록을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고 소통하는 과정만이 우리가 살아 숨 쉬는 진정한 삶이 아닐까 한다. 이런 맥락에 “구멍가게”가 있다. 앞으로도 삶의 손때가 묻은 이야기를 좀더 가까이 다가서서 내 그림 속에 담고 싶다.

일상에서 만나는 따뜻함 ... 2008. 4. 이미경



- 전시개요 출처 : 빛 갤러리 -

이정웅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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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 JUNG WOONG : 이정웅 개인전
2008.04.09 ~ 2008.04.22
인사아트센터


이화익 갤러리에서 처음 작품을 접하고 반해버린 작가 중 한 명이다. 붓이라는 주제로 한지에 먹물이 붓의 터치에 의해 진하게 번져있고 마치 사진으로 찍은 것 마냥 붓의 깃이 한올한올 살아있는 듯한 모습은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먹물의 형태가 보여주는 강인함과 마치 사진과도 같이 실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붓의 섬세한 모습이 강함과 섬세함 이 두가지를 보여줌으로써 곧으면서도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이었다.
이번 인사아트에서 하는 개인전을 놓치게 되나 싶어 아쉬웠는데 다행히도 연장전(?)을 하고 있어 편한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었다.


전시개요


붓을 극사실적으로 그린 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정웅의 신작을 선보이는 개인전
하얀 한지 위에 붓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한 그림으로 잘 알려진 중견작가 이정웅(1963-)의 신작을 선보이는 개인전.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작업 초기부터 한국적인 정서를 화면에 담아내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모색해 온 작가는 90년대에 도자기와 꽃, 과일 등의 정물을 선보이다가 2000년 이후부터 붓이라는 대상에 주목하고 있다. 한지 위에 먹과 유화물감으로 그리는 그의 붓 그 림은 소재와 기법, 주제 면에서 동양화와 서양화, 추상과 사실적 구상을 아우르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는 100호 이상 크기의 붓 그림 15여점이 출품되며, 특히 극사실적으로 묘사된 붓과 작가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머금은 먹 번짐의 대비가 더욱 특징적이다. 힘차게 내려 그은 획 위에 마치 실제 오브제를 보는 듯한 치밀한 묘사력으로 그려진 이정웅의 붓 그림은 이전 작품보다 더욱 동적인 행위를 표현함으로써 그 어느때보다도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선사한다.

하얀 한지 위에 역동하는 붓의 움직임을 담다! - 자기 내면과 우리 전통의 강한 기(氣)를 발산하는 그림
이번 전시에 보여지는 붓 그림은 더욱 기운 생동한 모습이다. 붓은 가지런히 놓여 있지만 화면을 가득채운 먹의 흔적들은 힘찬 움직임을 머금고 있으며, 사방으로 튀긴 먹물은 무겁고 강하게 내려쳐진 듯 에너지를 발산 하고 있다. 작가는 직접 맨발로 한지 위에 올라서서 커다란 붓을 들고 일획을 긋는다. 내리찍거나 획을 긋는 움직임을 통해 더욱 역동하는 먹의 자취을 담아내는 것이다. 그 집중의 순간과 순간의 우연적인 흔적이 먹 번짐으로 화면을 울린다.
작가는 이 같은 행위를 통해 자기 안에 잠재되어있던 표현의 욕구를 불러 내고, 해소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대상을 마치 실제 사물처럼 그려내는 작가만의 ‘귀신같은 묘사력‘, 그 꼼꼼하고 세심함 뒤에 억눌려진 작가의 무의식적 내면이 행위를 통해 해방되는 것이다. 또한 “우리 Brush 140x140cm oil on Korean paper 2008 것의 이미지를 찾고자 노력하여 붓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대상은 붓이지만 먹 번짐이 주제이며 추상을 시도한 것이다.”라는 작가의 설명처럼, 이정웅의 ‘먹’ 그림은 예술가의 자유로운 창작 욕구에 대한 발현이자 우리 전통에 담긴 정신성과 관념에 대한 상징으로서 붓의 표면적 재현을 압도하는 강한 기운을 발산한다.

극사실과 추상,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오가다! - 한국미술의 다양한 모습들이 공존하는 그림
이정웅은 한지 위에 먹과 붓이라는 동양화의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서양화의 전통적인 재료인 유화물감으로 붓의 형상을 실물과 같이 재현해낸다. 이는 추상적 먹의 번짐과 일필휘지의 기를 담아내는 수묵추상화이기도, 유화로 붓을 그려낸 극사실 회화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또한 행위의 흔적들을 바탕에 남기는 액션페인팅과 추상표현주의를 떠올리게 하기도 하며,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붓을 대상화시켜 개념적으로는 사물에 담긴 정신성과 전통의 의미들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렇듯 동양화와 서양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구상과 추상, 이미지와 관념을 아우르는 이정웅의 그림에는 한국 미술의 역사와 현재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공존한다. 구상화가 주류를 이루는 대구라는 지역적 배경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묘사의 테크닉으로 실재와 재현의 문제를 아우르면서, 다양한 개념과 장르들 사이를 자유롭게 부유하는 지적인 즐거움 또한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 전시개요 출처 : 가나아트센터 -


Attan Kim : ON - AIR 김아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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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e Kim : ON _ AIR 김아타 개인전
2008.03.21 ~ 2008.05.25
로댕갤러리


작년 서점에서 ON-AIR라는 책을 통해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해 보았다.
장시간의 노출을 통해 움직이는 모든 것들이 뽀얀 연기처럼 흩어지고 고정된 것만이 살아 숨쉬는 것 같은 그의 사진은 이른 새벽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기지개를 펴는 듯한 모습을 보는 듯 한 인상이 강하게 남아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 그 감동을 작은 책자가 아닌 거대한 사진을 통해서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에 기대가 매우 컸고 전시회에서 그의 사진과 마주하니 몽글몽글 처음 마주했던 그 느낌이 다시 살아 숨쉬는 것 같았다.
이번 전시회에 맞춰서 뉴욕과 인디아를 담은 사진집이 출간되었는데 그곳에서 마음에 들어했던 인디아 사진들도 담겨 있는 것 같아 사진집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기회가 된다면 이 전시회가 끝나기 전에 다시 한 번 그의 작품을 만나보고 싶다.


전시개요
사진 매체에 대한 관심이 날로 증가하는 요즈음, 삼성미술관 Leeum은 국제무대에서 주목받는 사진작가 중의 한 사람인 김아타의 개인전을 로댕갤러리에서 개최합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정신병자]와 [인간문화재], [세계-내-존재], [해체] 시리즈를 통해서 강렬한 사진작업을 선보였던 작가는 1995년부터 작업해 온 [뮤지엄 프로젝트]를 통해서 인간과 사물에 대한 기존의 낡은 관념과 이데올로기를 해체하고자 하였습니다.

2002년 이후 [온에어(On-Air) 프로젝트]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는 자신의 철학을 더욱 심오하게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작가는 지난 2006년에 뉴욕 국제사진센터 ICP(International Center for Photography)에서 아시아 작가 최초로 개인전을 개최하여 크게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카메라의 장시간 노출과 이미지 중첩 방식을 특징으로 하는 작가는 [온에어 프로젝트]를 통해 시간 속에 점차 사라져 가는 존재의 의미를 새롭게 환기시킵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2006년 뉴욕 ICP에서 선보인 [온에어 프로젝트]의 주요작품들과 최근의 [인디아]시리즈가 추가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아울러 그 동안 많은 주목을 받았던 [해체] (1992~1995) 시리즈와 [뮤지엄 프로젝트] (1995~2000)의 핵심작업이 영상으로 전시됩니다. 이번 로댕갤러리 전시는 사진매체를 통해 존재에 관한 동양적 사유방식을 잘 드러내고 있는 김아타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김아타 Atta Kim
김아타는 '나 self, ego와 존재'에 대한 관심을 담은 [세게-내 존재] 시리즈, 관념으로부터의 해체를 담은 [해체] 시리즈를 거쳐 유리 박스 안에 성과 폭력, 이데올로기 등을 담은 사적인 박물관 [the Musuem Prijoect] 등으로 큰 방향을 일으켰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뉴욕, 베이징, 상하이, 인디아 등을 오가며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결국 사라진다."는 사라짐으로써 존재하는 것에 대한 역설적인 탐구 정신을 담은 [온에어 프로젝트]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 전시개요 및 작가소개 출처 : 로댕갤러리 -

김아타 뉴욕 스케치 상세보기
김아타 지음 | 예담 펴냄
세계가 인정한 독창적인 아티스트 김아타의 사진집! 정열적인 야누스, 뉴욕을 만나다! 『김아타, 뉴욕 스케치』. 그 동안 《해체》 시리즈와 《The Museum 더 뮤지엄》시리즈, 그리고 《On-Air 온 에어》시리즈를 통해 존재와 사라짐이라는 주제를 표현해 왔던 김아타가 인도와 뉴욕을 카메라로 포착한 모습을 담아 <인도와 뉴욕 스케치>를 선보였다. 김아타만의 색다른 시각으로 담아낸 거리와 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김아타 인디아 스케치 상세보기
김아타 지음 | 예담 펴냄
세계가 인정한 독창적인 아티스트 김아타의 사진집! 절대적인 카오스, 인디아를 만나다! 『김아타, 인디아 스케치』. 그 동안 《해체》 시리즈와 《The Museum 더 뮤지엄》시리즈, 그리고 《On-Air 온 에어》시리즈를 통해 존재와 사라짐이라는 주제를 표현해 왔던 김아타가 인도와 뉴욕을 카메라로 포착한 모습을 담아 <인도와 뉴욕 스케치>를 선보였다. 김아타만의 색다른 시각으로 담아낸 거리와 사람들의 모습, 그리


기대되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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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같은 장소인 국제갤러리에서 만난 작가 칸디다 회퍼.
공간속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커다란 공간감이 느껴졌던 사진들을 3년후 같은 장소에서 만날 수 있다.
어떠한 작품들을 만나게 될 지..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2007년, 작년 리움의 현대 사진전에서 만난 그의 두 작품은 너무나도 아쉬운 마음이 컸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개인전으로 그때 느꼈던 아쉬운 마음이 충족되었으면 좋겠다.

Passion for Art. Mission for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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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ion for Art Mission for Money : 갤러리 뤼미에르 컨템포러리 컬렉션
2007.09.20 ~ 2007.11.29
갤러리 뤼미에르 서울

갤러리 뤼미에르 서울 개관기념으로 컨템포러리 컬렉션전을 한다기에 찾아봤다.
신문로 체코대사관 맞은 편에 위치한 미술관은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듯 한데 규모는 작긴 해도 마음에 들더라.
머 어쨌든 건물이 마음에 든 건 든 것이고 전시에 대해서 말을 하자면 실망을 감출 수가 없었다.
무언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전시회랄까. 더군다나 어빙 펜의 자리에 한 작품이 비어있었다. 그 빈자리를 보면서 예전 샤갈전이 생각나더라. 샤갈전에서도 작품 하나가 전시기간 중 종료되어 그림이 빠져나가고 그 빈자리는 디지털인화한 작품이 벽에 걸려있었던(사과문도 같이 있었던) 기억이 나는데 여기서는 작품자리를 그대로 비워놨더라.어느 것이 더 융통성이 있는것인지는 아무래도 저작권하고 관련이 있으니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명만 켜놓기 보다는 그 자리에 양해를 바란다는 사과문(?)이라도 있어야 되지 않았나 싶다. 운영상의 작은 소홀함이 전시회를 찾은 관객으로 하여금 커다란 실망을 줄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어쨌든 이번 전시에서 강렬한 느낌의 어빙 펜의 작품을 만난 것도 있지만 사진계의 르네 마그리트라는 턴 훅의 작품을 만난 것이 새로웠다. 개인적으로 턴 훅(Teun Hocks)의 untitled(man with hats)와 레타 피어(Leta Peer)의 to inhabit a place 작품 시리즈 중 번호는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하얗게 둘러싸인 장소에 설경이 그려진 회화를 담은 작품을 사진에 담은 것이 무척 기억에 남았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곳인 대림미술관처럼 내실이 꽉 찬 갤러리가 되길 바라본다.



위대한 서커스 : Le cirque en majes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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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서커스
: Le cirque en majeste

2007.07.26 ~2007.10.31
대림미술관

사라문, 로나 비트너, 발타자르 부르카르트, 르네 자끄, 피터 린드버그, 티나 메랑통, 류타 아마에, 알랭 플레셔, 낸시 윌슨-파직, 카롤 페케테, 타되츠 롤케, 올리비에 르뷔파, 파트릭 토사니, 자비에 지메르만, 블라드 마이세브-몬로, 그뢴, 마르셀 보뷔 라는 총 17명의 작가의 서커스라는 주제로 모여진 사진작품 전시회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미술관인 대림 미술관에서 이 전시회를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것은 무척 행운이었고 만약 이 전시회를 놓쳤다면 조금 우울하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내용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블랙의 바탕에 서커스장면만이 부각되어 원색적인 느낌이 담겨진 작품들로 구성된 로나 비트너의 작품들은 묘한 설레임을 가져다 주었다. 새삼 서커스란 것이 이렇게 아름다웠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작가가 이들의 모습을 얼마나 아름답게 담아내려고 애썼는지 모두 보이더라. 뒷모습만 찍힌 말의 사진은 자칫 잘못하면 호러적인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마 감춰진 다른 공간에서의 말의 앞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지 않나 싶더라.
가슴을 뭉클하게 끌어당긴 알랭 플레셔의 작품은 어쩌면 인체의 아름다움을 담으려 했는지 몰라도 처음 그의 사진과 마주한 순간 눈물이 고이더라. 지금 그 사진 생각만으로도 눈가가 촉촉해 진다. 프랑스의 마지막 인체를 이용한 서커스 댄서(아동학대와 관련되어 프랑스에서 법적으로 금했다고 한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라는데 그녀가 만들어 낸 포즈는 모두 슬픔을 담아낸 느낌이었다. 몸짓 하나하나에서 그녀의 고통이 느껴진달까...

관객에게 기쁨과 감탄을 주기 위해 공연하는 서커스의 겉모습과는 달리 그 뒤에 감춰진 애환을 담은 것만 같았다. 머 보는 이마다 느끼는 점은 다르겠지만 난 이번 전시회에서 행복과 기쁨의 순간을 담아낸 것이 아닌 말 그대로 애환이 절절이 넘치는 듯 해서 뭉클한 느낌이 관람하는 내내 가시지 않았다.

아마도 반고흐전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관람한 전시회 중 최고의 전시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새삼 반고흐전 기대가 너무 되는데 실망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마네전도 준비한다고 한다던데 확정되었으면 좋겠다. 클림트전이 무산된 것이 너무도 안타까운데 마네전도 그리되면 아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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