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 a Book'에 해당되는 글 43건

  1. 2009.03.12 단 하루만 더 (For one more day)
  2. 2009.03.12 나가사키 (長崎亂樂坂)
  3. 2009.03.07 사랑없는 공간속에 외로움과 마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장미 비파 레몬 1
  4. 2009.01.18 몸값 경제학
  5. 2008.12.06 오타는 싫어요. ㅜㅠ
  6. 2008.03.03 잠들지 않는 진주 (眠れぬ眞珠)
  7. 2008.01.29 속물에 관한 글에 대한 단상.
  8. 2007.12.31 한 해를 마감하며... 2
  9. 2007.08.26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風に舞いあがるビニ-ルシ-ト)
  10. 2007.07.11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단 하루만 더 (For one more day)


단 하루만 더 (For one more day)
미치 앨봄 저 / 이창희 옮김

작년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 미치 앨봄이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 구입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드디어 새해를 넘겨 받고 읽은 단 하루만 더.
제목으로만 봐서는 솔직히 어떠한 내용인지 감이 오진 않았다.
연애소설에서나 쓰일 법한 제목이 이 작가의 책의 제목으로 씌여진 것은 그 아닌 무언가가 있을 듯한 느낌을 가져다 주니 말이다.
그냥 단순히 죽음과 관련된 또 다른 이야기겠거니 생각해오다 책을 열어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더 많은 깊이가 느껴졌던 책이다.
엄마편 아빠편 편가르기는 정말 모호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정이 더 크기에 가슴을 징하게 울려준 이야기였다. 괜시리 심술부리고 짜증내고 이것저것 어머니께 행했던 안좋은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조금만 더 잘 해드려야지 하는 생각을 쏟아오르게 만들어 준 책.
제목의 의미를 그제서야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생각치도 못했던 아니 그 조차 할 수 없었던 그 하루의 시간속에서 어머니와의 만남은 이해, 관용 그리고 행복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어 주었다.
이해라는 작은 행위 안에서 나만을 생각하고 바라는 것이 아닌 상대방에 대해 좀 더 알고 이해하며 더 나아가 사랑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는 듯 하다.

작위적인 설정속에 뻔할 뻔자의 이야기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안에서 가져다준 작은 의미를 가슴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겹다면 그래서 그 하루를 그냥 소진하고 있다면 읽어보라고  권하고픈 책이다.

p.248
그리운 사람, 사랑했던 사람과 단 하루만이라도 더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라면, 그에게는 이미 그 하루가 주어져 있는 셈이니까요. 오늘 하루, 내일 하루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들의 하루는 누구든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쓰라고 주어진 하루입니다. 그러면 매일이 단 하루를 보내는 것처럼 소중해지니까요.

- 이전블로그에서 옮겨심기 : 2007.02.05 -


나가사키 (長崎亂樂坂)


나가사키 (長崎亂樂坂)
요시다 슈이치 저 / 이영미 역

파크 라이프를 통해 처음 그를 만났고 퍼레이드라는 소설을 통해 작가의 매력에 푹 빠져 한권도 빠짐없이 찾게 되는 책이 바로 요시다 슈이치라는 작가의 책이다.
그의 책은 결코 밝지만은 않다. 조금은 암울하고 외로움속에 허덕이게 만드는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책에 자꾸만 손이 가는 이유는 멀까? 그의 책은 먼가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신간이 나온다하면 구매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으니 말이다.

작년에 읽은 캐러멜 팝콘 이후 나온 나가사키.
캐러멜 팝콘에서 맛보았던 작은 희망이 나가사키에서는 정말 여지없이 무너져 버렸다. 원본이 나오는 시간적 순서로 보자면 나가사키는 오래전에 나오고 이번에 처음으로 번역되어 나온 듯 한데... 여튼 그 순서로 보자면 그는 조금씩 희망이라는 글자에 한 걸음씩 나아가려 애를 쓰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만큼 오래전 출간된 나가사키라는 소설은 진탕에 빠진 느낌이 들었으니 말이다. 허우적 허우적 거릴수록 점점 더 빠져드는 암울함이 마음을 너무나도 무겁게 만들었다는...

미무라 슌.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함께 돌아와 살아가는 그곳은 남자는 힘이라는 것만 믿고 사는 미무라가의 남자들과 함께 살아간다. 여자는 끌려갈 뿐이고 오로지 남자 남자 뿐인 그곳에서 힘의 서열과 나약함은 쓰레기라는 그런 공기안에서 살아간다. 어린 나를 돌봐줄 사람은 없다. 그를 낳아준 엄마는 무늬만 엄마일뿐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이고픈 마음에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버리는 여자밖에 없으니 말이다.
미무라라는 세상속에서 나가기를 꾸준히도 열망하였다. 동급생 친우에게서 사촌누이의 남자친구에게서 그리고 곁방에 신세를 지며 사는 야쿠자를 통해서... 어떠한 행동도 없이 그는 마음속의 열망을 가졌을 뿐인 그에게 점점 자라면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나 또 다른 굴레에 얽메여 그는 달팽이처럼 집을 이며 살아가고 만다.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더라는 주유소 점장의 말은 내 가슴속 깊은 곳을 무지막지하게 찌른다. 눈물이 나올 정도로...
핑계일 수도 있다. 벗어나고자 벗어나고자 했으나 벗어나지 못한 그는 어쩌면 그 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용기 자체를 잃어버리고 만 것이 아닌가. 너무나도 서글프다. 온갖 주위의 영향을 받고 그 안에서 허우적 거리는 그의 모습이 어쩌면 요즘 현대인의 모습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활활 타오르는 미무라가의 별채를 바라보면서 슌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탄다. 모두 모두 다 타버린다."

망연히 읖조리던 슌의 모습을 통해 드디어 해방감을 맛보았을 그의 모습이 그려져 조금은 안타깝고 굴레에서 벗어나게 되었음을 기뻐해주고 싶었다.
지나가버린 시간과 존재하고 있는 시간이 함께 어우러진 장소 나가사키 미무라가 안에서 타버린 별채 안에서 슌은 또 다른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 진정으로 그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p.178
"하긴 떠나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지만, 조용히 남는 데도 용기가 필요하지. 어딘가로 가려고 결정하면 장래가 불안해지고, 남겠다고 결심하면 나중에 떠나지 못한 걸 후회하게 될 것 같아 또 불안해지더군. ..."

p.179
"젊었을 때는 무슨 일이든 스스로 결정하지 않으면 왠지 인생에서 진 것 같은 패배감이 드는데, 실제로는 혼자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더라는 말이지."


- 이전블로그에서 옮겨심기 : 2007.03.05 -


사랑없는 공간속에 외로움과 마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장미 비파 레몬


장미 비파 레몬 (薔薇の木 枇杷の木 レモンの木)
에쿠니 가오리 저 / 김난주 역

오랜만에 만난 에쿠니 가오리.
너무나도 그녀다운 이야기에 솔직히 할 말은 그리 많지도 않다.
단지 다 읽고 난 후에 떠오르는 구절 하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외롭다.(류시화 시인의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혼동하진 않길...) 
어디서 본건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저 말이 왜이리도 머릿속을 맴맴 도는지...
그나마 저 말도 사랑이라는 전제하에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이 소설은 역으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도 이 책 속에 있는 이들의 근원이 사랑의 부재로 인한 외로움으로부터 시작이 되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겉으로 보기에 행복해서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것만 같은 도우코.
이미 결혼한 언니의 옛애인을 아직까지도 홀로 사랑하고 있는 소우코.
꽃집을 운영하면서 더 이상 남편과의 사랑을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에미코.
제일 세련되면서도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보이나 뒤로는 모든 외로움을 끌어안고 사는 레이코.
삶 하나하나가 무료하고 더 이상은 코드가 맞지 않은 남편과 살아가는 것이 짜증일색인 아야.
이 남자의 모든 것이 좋아 작은 분신까지 품고마는 에리.
모든 것이 시니컬하게 느껴지지만 이 사랑에 대해서만큼은 저돌적인 사쿠라코.
사랑이 깨어진 후 다시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 들어와 사는 미치코.
홀로 잘 살아가고 있는 듯 하지만 실상은 사랑을 오래전 깊숙한 곳에 묻어두고 잊어버린 마리에.

p.175
요즘 들어 마리에는, 누군가와 같이 산다면 너무 늦지 않는 편이 좋다고 절감하고 있다. 여성 잡지에서도 줄곧 떠드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적령기란 말을 난센스라 여기는 모양이지만, 마리에는 뭔가를 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젊고 자신의 정열을 믿을 수 있고 무언가가 뒤틀려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 생활의 자잘한 부분까지 스스로 해결하는 데 길들기 전의 나이. 타인과 자신 사이에 놓인 어둠이 무엇인지 모색하기가 귀찮아지면 이미 때는 늦다.

p.307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곁에 있고 싶다고 상대가 필요로 하면 나는 욕망을 억누르지 못한다.
더 필요시되고 싶은 욕망, 모든 것을 빼앗기고 싶은 욕망.

p.311
연애란 멋진 것, 이라고 곤도는 생각한다. 단순하고 명쾌하며 타산이 없는, 즉 불필요한 것이 개입되지 않은 연애는 멋지다고.

p.323
서로의 사정에 유리한 결혼이었다. 사회라는 황량한 장소에 살면서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했고, 마침 잘 됐다고 생각했다.

p.344
부부가 늘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보지만, 제 손으로 만든 리소토를 혼자 먹자니 서글프고, 츠치야가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도 고통스러웠다.
그렇다면 나는, 나는 그 사람을 필요로 할까.


다들 각자 나름의 이유를 갖고 결혼을 하고, 그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때로는 자신의 생활을 찾기 위해 결혼생활을 파탄내기도 한다. 각자의 입장으로 보면 참으로 이기적인 이유들이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충족되어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겠지만서도 참으로 서글프다.
9명 각자가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는 모습은 다르지만 이들이 갈구하는 것은 하나같이 사랑이며 삶에 있어 사랑이란 것이 충족되어지지 않기에 이들은 외로울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사실이 참으로 서글프다.
미래의 내 인생의 동반자는 이 책속의 남편들과 같은 인물이 아니기만을 바래본다.

마지막 옮긴이(김난주)의 말이 공감이 가는 지라 적어본다.
그녀들은 외롭다고, 누구든 사랑해달라고 목 놓아 외치지 않을만큼 자립적이고, 집요하게 결혼이란 틀을 고수하면서도, 사랑이 무너진 순간 홀로 서기를 결심할 만큼 독립적이며,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자존심을 꺾을 만큼 이기적인 한편, 언젠가 찾아올 사랑을 위해 느긋하게 기다릴 줄 알 만큼 과감하고, 때로는 자신의 성실함에 취해 남편의 외도를 눈치 못 챌 만큼 어리석고, 부부 싸움을 하고서도 남편이 보내주는 꽃다발에 웃음 지을 만큼 너그럽고, 자식의 아픔에는 한없이 약하며, 자신의 고독에는 눈물을 삼키는, 여자들 모두의 모습, 바로 우리 안에 있는 여자의 모습입니다.



몸값 경제학

몸값 경제학    | 상세보기
지은이 이채윤
출판사 큰나무

교보문고에서 하는 북리펀드 행사 책을 살펴보다 제목을 보고 끌리고 내용을 보니 괜찮다는 생각에 보게 된 책 몸값 경제학.
(교보문고의 북리펀드 행사는 매달 교보문고에서 선정한 도서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입한 후 구매한 달 2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반환하면 책값의 50%를 환불받을 수 있다. 책이 넘쳐나 곤란하거나 한번쯤 읽고 싶었으나 못읽게 된 책을 이 제도를 통해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적 유통사에서는 좋아하지 않을만한 행사이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참으로 좋은 제도라 생각한다는... ^^)
이 책은 내용면에서 다른 자기계발서와는 솔직히 크게 다른 점은 없다고 생각은 든다.
하루 일과를 어떻게 계획을 하고 어떻게 해야 성공이라는 길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은 다른 책들과 별다른 점은 찾을 수가 없지만.. 이제 갓 회사에 들어간 사회초년생에게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쉽게 간과했던 것들을 직설적으로 던져주어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들어 준다. 솔직히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석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내가 잊지 않고 나 스스로를 닦아나간다면 내 자신의 발전이 되는 것이지 그냥 아무렇게나 버려지게 되는 것은 아니니 이 책에 나온대로 나를 갈고 닦는 지혜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목표설정을 하고 자신의 커리어를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를 하며 스스로를 갈고 닦고 주변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라는 등의 수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매일 종이에 그날 할 일 6가지를 적고 그 사항을 체크하며 반드시 실천하고 이 일을 1년 365일 꾸준히 해나가다보면 일에 대한 쾌감 그리고 자부심과 열정이 생겨나며 이를 밑바탕으로 성취감을 느끼고 성취감을 밑바탕으로 창의력을 낳으며 창의력은 본인의 능력을 배가시켜 준다고 한다. 그 무엇보다 하기 쉬운 나의 능력을 키우는 제일 작은 실천행위를 지켜나가다보면 나 스스로를 바꿔나갈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해 주고 있다.

하다보면 힘들고 벽에 부딪히고 왜 나를 몰라주나, 나는 매일 이렇게 노력하는데 돈이 적은 것 같다라며 불평하기보다는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들어 주니 지금 스스로가 벽에 부딪힌 느낌이 든다면 이 책을 추천해 주고 싶다. 특히나 사회초년생에게는 절대적으로 추천해주고 싶다. 단순히 읽기에만 그치지 말고 스스로 실천함으로써 나를 바꿔보자.



p. 54
어떤 직업을 택하든 끊임없이 그 직업의 1인자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그 직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p. 82
목표는 미래를 향한 여행지도다.
지도를 그릴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떻게' 지도를 그릴 것인가가 아니라, '왜' 지도를 그리는가를 아는 것입니다.

p. 94
"사람은 적당히 게으르고 싶고, 적당히 재미있고 싶고, 적당히 편하고 싶어한다. '적당히'의 그물 사이로 귀중한 시간을 헛되이 빠져나가게 하는 것처럼 우매한 것은 없다."

p. 159
유능한 사람과 무능한 사람의 차이는 그 사람의 현재 지위나 역량의 문제가 아닙니다. 필요한 것은 어떠한 일이 자기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일, 즉 조직에 공헌하고 성과를 올리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인지를 판단하고 꾸준히 실행하는 일입니다.

p. 179
창의력은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에서 비롯되고 자부심은 내가 하는 일이 좋고 재미있을 때 나옵니다.

p. 227
무엇이든지 다른 사람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다른 사람을 대접하라. (마태복음 제 7장 12절)


오타는 싫어요. ㅜㅠ



글을 쓰다보면 오타가 생길 수 있다.
사람이 하는 일인데 어찌 안생길 수가 있을까.
생길 수도 있는 일이지.
하지만 이것이 돈을 주고 사보는 책이라면 어떨까?
밤에 자기 전 책 읽다가 집어 던져버릴 뻔 했다.
꾸욱~ 참고.. 이 책에 대한 서평을 뒤져보기까지 했다.
오타에 대한 견해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몇몇 사람들은 오타때문에 힘들었다는 글이 있었고 또 다른 몇몇 사람들은 책 내용이 너무 좋아서 오타를 그냥 가볍게 무시할 수 있었다는 글도 있었다.
그래 좋다.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지...
조사를 잘못 사용하는 경우야 그래 내용이 너무 좋아 가볍게 무시할 수 있다고치지만 한자어와 함께 공란이 나와버리는 치명적인 오타는 어찌할 것인가?
편집하면서 교정을 안보는 것인가?
에휴.. 한 숨만 나온다.

 

잠들지 않는 진주 (眠れぬ眞珠)

잠들지 않는 진주 (眠れぬ眞珠)
이시다 이라 저 / 박승애 역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책을 산지는 참 오래 됐다. 이시다 이라라는 작가이름만으로 구매했다가 선뜻 손에 잡히지 않아 책장 저 구석진 곳으로 사라졌던 책을 연초에 읽은 책과 안읽은 책을 분류하다 꺼내 읽게 되었다.


우선 이 책이 선뜻 손에 잡히지 않았던 것은 연상연하의 진부한 사랑이라는 점이었다. 중년의 나이에 다가온 연하남과의 사랑이라는 코드는 너무나도 식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왜 구매했는지... --;) 그런 식상한 코드 덕에 이 책에 많은 점수를 줄 수는 없지만 중년의 여성의 시각에서 바라본 섬세한 간정라인이 진하게 울려준다. 나는 아직 그 나이에 접해 보지 않아서 솔직히 주인공의 마음이 백분 이해가 가지는 않지만 사랑이라는 것을 통해서 내가 보지 못했던 여성성을 찾는 것은 너무나도 크게 와닿았다.


마흔 다섯 살. 독신. 한번의 결혼 실패. 가끔 만나 관계를 갖는 남자친구 있음. 남자친구와의 사이는 사랑이라는 것은 전혀 없는 몸만 풀어주는 관계. 난 그런 관계가 좋다. 지금 나이에 사랑이란 것도 조금은 우스운 것도 같고 그런 감정에 휘둘리기에는 나는 조금 나이가 있다. 검정색을 좋아하고 판화가로서의 자신의 삶은 그럭저럭 살만하다고 생각하는 우치다 사요코.
스물 여덟 살. 뭇 여성의 시선을 받고 있으나 사귀는 여자친구 없음. 자주 보이는 미인은 과거에 사겼던 여자친구이자 친구의 여동생일 뿐 현재는 친구로만 관계중. 우치다 사요코가 자주 가는 까페에서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고 있는 도쿠나가 모토키. 원래 직업은 다큐멘터리 감독.


한 여자와 한 남자가 우연히 만났다.
첫 눈에 통했다.
하지만 그와 그녀의 나이차는 무려 열 일곱. 극복할 수 있을까?
오랜만에 찾아오는 감정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지만 한 번 잡은 그의 손을 그녀의 손을 놓고 싶지는 않다.


아마도 이러한 코드가 대부분의 연상연하 커플을 그 중에 중년의 사랑을 이야기한 소설의 대부분의 스토리라인이 아닌가 싶다. 이 책 역시 그러하지만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중년여성이 느꼈을 법한 자신의 감정이 섬세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작가가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감성을 이렇게 섬세하게 그릴 수 있다라는 점이 놀랍다. 반복적인 행동과 감정표현을 통해 중년여성의 감성을 그렸던 다른 책과는 달리 잠들지 않는 진주 안에 있는 우치다 사요코는 어느 곳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을 또렷하게 피력했으며 거울 속에 비친 늘어진 목주름을 통해 자신을 가늠하고 숨길 줄 아는 여자였다. 솔직히 처음에는 사요코의 감정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마도 나이들면 이러지 말아야지 하는 언젠가부터 자리 잡은 말도 안되는 편견에 사로 잡혀 그녀의 감정을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고 받아들여 지지도 않았지만 점점 자신의 빛을 또렷하게 찾아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한 여자의 모습을 발견했고 그 모습은 현재의 나와 별 다를 바 없다라는 것을 알았다. (참으로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내 자신에 한숨이 나올 지경이었다.)


그의 전작들(4teen, LAST, 아름다운 아이)보다는 솔직히 부족한 감이 있지만 또 다른 감성으로 작가와 마주할 수 있었다.


p.130 -
그렇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그 사람이 나를 제일 잘 이해해주기 때문이라거나 가장 적당하기 때문이 아니야. 잘 모르겠지만 함께 삶을 나누고 싶다, 그 사람의 일부가 되고 싶다, 그런 마음 때문이 아니겠어?


p.314 -
바닷물의 흐름에 실려 오랜 세월 헤매고 다니다 온 조각들에게 왠지 모를 무한한 애정이 느껴져. 상처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닳고 닳았고, 원래 무슨 색이었는지 알아볼 수도 없게 바랬으면서도 기본적인 모습은 가진하고 있는 걸 보면 아, 이 녀석들, 죽기 살기로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잠들지 않는 진주 상세보기
이시다 이라 지음 | 노블마인 펴냄
나오키상 수상작 <4Teen>, 드라마 원작 <이케부쿠로 웨스트게이트 파크>의 작가 이시다 이라가 2006년에 발표한 장편 연애소설. 갱년기 장애를 앓고 있는 40대 중년여성과 17세 연하남의 사랑을 그린 작품으로, '손'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여성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제13회 시마세 연애문학상을 수상작. 쇼난 해변 인근의 고급 주택가에 살고 있는 45세이 중견 판화가 우치다 사요코는 결혼에 한 번 실

속물에 관한 글에 대한 단상.

백만 배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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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TV에서 속물이라는 단어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TV가 스스로 모두에게 속물이 될 것을 권하고, 시청자들도 속물이 돼야 잘 산다고 믿는데 누가 누구에게 속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TV가 속물이 되고, 시청자가 속물이 되고, 사회 전체가 속물이 된다. 어쩌면 차라리 속물이면서도 아닌 척하는 위선보다야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먹고 사는 것 하나로 모든 가치를 판단하는 이 속물 시대가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는 모르겠다. 어쨌건 아이들에게 정직하라고 말하는 게 사치인 시대가 오고 있는 것 같다.

- 글 : 강명석 (대중문화평론가로 엔터테인먼트 웹 매거진 t 기획위원)
- 출처 : JU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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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공감하게 만드는 현실이 우울하다.
이 글에 공감하는 나 역시 속물적인 존재가 아닌가 싶다.


한 해를 마감하며...

벌써 2007년이 다 지나가버렸다.(한시간가량 남았나...)
나름 연초에 계획했던 50권 읽기는 달성했으나 내실이 찬 느낌은 그닥 들지 않는다.
읽으려고 마음 먹었던 책을 읽지 못해서 그런 마음이 드는가부다.
넘기고 넘겼던 책 내년에는 꼭 읽어주리라~

마지막 날 기념으로 올 한 해 풍성하게 만들어 준 도서 리스트를 정리해 본다.

01] 오래된 정원 _황석영 저 (창비)
02]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 On the road _박준 저 (넥서스)
03] 단 하루만 더 _미치 앨봄 저 / 이창희 옮김 (세종서적)
04] 나가사키 _ 요시다 슈이치 저/ 이영미 옮김 (밝은세상)
05] 이노베이터 : 트렌드를 창조하는 자 _김영세 저 (랜덤하우스 중앙)
06] 바다에서 기다리다 _이토야마 아키코 저 / 권남희 옮김 (북폴리오)
07] 인격의 힘으로 만드는 일류인생 _닷쿠 가와모토 저 / 김주영 옮김 (미디어윌)
08] 오르가니스트 _로버트 슈나이더 저 /안문영 옮김 (북스토리)
09] Travel to Heaven _얼루어 편집부 엮음 (두산잡지 BU)
10] 굽이치는 강가에서 _온다 리쿠 저 / 오근영 옮김 (노블마인)
11] 토스카나, 달콤한 내 인생 _필 도란 저 / 노진선옮김 (푸른숲)
12] 립스틱 정글 _캔디스 부쉬넬 저 / 서남희 옮김 (폴라북스)
13] 아주 사적인 시간 _다나베 세이코 저 / 김경인 옮김 (북스토리)
14] 조선 왕 독살사건 _이덕일 저 (다산초당)
15] 핑퐁 PingPong _박민규 저 (창비)
16] 첫사랑 온천 _요시다 슈이치 저 / 민경욱 옮김 (미디어2.0)
17]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_모리 에토 저 / 김난주 옮김 (시공사)
18] 알자스 : 프랑스 어느 작은 시골 마을 이야기 _신이현 저 (랜덤하우스코리아)
19]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_은희경 저 (창비)
20] 우리가 좋아했던 것 _미야모토 테루 저 / 양억관 옮김 (작가정신)
21]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_엘리자베스 길버트 저 / 노진선 옮김 (솟을북)
22] 나카노네 고만물상 _가와카미 히로미 저 / 오유리 옮김 (은행나무)
23] 인생의 베일 _서머싯 몸 저 / 황소연 옮김 (민음사)
24] 오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_오영욱 저 (예담)
25] 캐비닛 _김언수 저 (문학동네)
26] 라라피포 _오쿠다 히데오 저 / 양억관 옮김 (노마드북스)
27] 노플랜 사차원 유럽여행 _정숙영 저 (부키)
28] 빅 머니 _이시다 이라 저 / 오유리 옮김 (토파즈)
29] 프랑스 뒷골목 엿보기 _홍하상 저 (예담)
30] 도쿄밴드왜건 _쇼지 유키야 저 / 서혜영 옮김 (작가정신)
31] 파리에 가면 키스를 훔쳐라 : 에로틱 파리 스케치 _존 백스터 저 / 이강룡 옮김 (푸른숲)
32] 리진 _신경숙 저 (문학동네)
33] 혼자 있기 좋은 날 _아오야마 나나에 저 / 정유리 옮김 (이레)
34] 네 멋대로 행복하라 : 꿈꾸는 사람들의 도시, 뉴욕 _박준 저 (삼성출판사)
35] 달의 바다 _정한아 저 (문학동네)
36] 와세다 1.5평 청춘기 _다카노 히데유키 저 / 오유리 옮김 (책이좋은사람)
37] 최후의 아들 _요시다 슈이치 저 / 오유리 옮김 (북스토리)
38] 반 고흐, 사랑과 광기의 나날 _데릭 펠 저 /  최일성 옮김 (세미콜론)
39] 홀리 가든 _에쿠니 가오리 저 / 김난주 옮김 (소담출판사)
40] 오늘의 거짓말 _정이현 저 (문학과 지성사)
41] 파리지앵 : 한 디자이너가 그린 파리지앵의 일상과 속살 _ 이화열 저 (마음산책)
42] 웰컴 투 더 언더그라운드 _서진 저 (한겨레출판)
43] 도서실의 바다 _온다 리쿠 저 / 권영주 옮김 (북폴리오)
44]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_김효선 저 (바람구두)
45] 아이 러브 유 _이사카 고타로, 이시다 이라,이치카와 다쿠지 등 저 / 신유희 옮김 (해냄)
46] 안녕, 언젠가 _츠지 히토나리 저 / 신유희 옮김 (소담출판사)
47] 우먼 인 아프리카 : 아프리카에 두고 온 서른한 살 _정은선 저 (이가서)
48] 런던 스케치 _도리스 레싱 저 / 서숙 옮김 (민음사)
49] 애가 타다 _아사쿠라 가스미 저 / 권남희 옮김 (북폴리오)
50] 끌림 : 1994-2005 travel notes _이병률 저 (랜덤하우스 중앙)

개인적으로 올해 최고의 책으로 꼽는 것은 황석영의 오래된 정원과 서머 싯 몸의 인생의 베일이다.
지루함이 없이 가슴 깊은 곳에 먹먹함을 끌어안고 긴장감을 유지하며 읽었던 책이다. 스토리 구성도 참으로 치밀하고 정말 여기저기에 추천해도 아깝지 않은 책이다.
올 해는 50권 목표로 50권을 달성했으니 내년에는 조금 더 욕심을 내볼까 한다.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風に舞いあがるビニ-ルシ-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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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風に舞いあがるビニ-ルシ-ト)

모리 에토 저 / 김난주 역

이 책을 읽은지 3개월이 지난 것 같은데... 이제서야 글을 남긴다.
이곳에 기록으로써 남겨두고 싶은 이야기들은 한가득인데 어떻게 쏟아내야 할 지 몰라 먼지처럼 쌓여있는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틈틈히 하나둘 꺼내 풀어야겠다.

가볍게 읽을 만한 소설을 찾다가 구매하게 된 책인데 나오키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책 광고의 헤드 카피(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세상에서 가장 가슴 뭉클한 응원가)와 권신아씨의 일러스트가 눈을 잡았고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왜 이 카피가 부여가 되었는지 공감이 가더라는...
총 6개의 단편들로 구성된 소설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들이 같은 목소리로 이야기 하지 않는다. 어 하다가 싶다보면 아 하게 되고. 아 하다 보면 또 다른 감탄어가 나오는...
밥 한 그릇에 다양한 반찬을 맛 본 느낌이랄까...
만약 같은 시기에 씌여진 소설이라면 작가에 대해 와우~ 하는 감탄사가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다양한 목소리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파티시에 히로미의 요구(?)로 남자친구와의 중요한(?) 약속도 저버린 채 그릇을 찾아 출장을 가게된 야요이의 심리적 여정을 담은 이야기, 그릇을 찾아서.
단순히 음식을 담아내는 그릇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본 그릇은 자신의 인생을 담아 그 인생을 풍성하게 해 줄 그릇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그릇이 일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결혼을 통한 또 다른 삶이 될 수도 있다. 과연 야요이는 어떠한 그릇을 선택했을까?

유기견들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주인을 찾을 때까지 일시적으로 돌봐주는 봉사를 하는 에리코의 이야기, 강아지 산책.
단순히 키우고 키움을 당하는 관계가 아닌 그녀에게 새로운 인생관을 열어준 어쩌면 동반자와도 같은 존재가 바로 강아지가 아닌가 싶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입장에 서봄으로써 이전에 의지하면서 살아가던 나를 알게 되고 나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강아지를 통해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삶의 작은 기쁨을 찾은 그녀가 참으로 빛나 보이더라.

과제물 대필을 부탁하는 유스케와 그에게 대필부탁을 받는 미유키의 이야기, 수호신.
일본고전을 알지 못해 그들의 대화 중 오고간 이야기는 이해가 되질 않지만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잘해왔어 그러니 가끔은 자신의 어깨의 힘을 뺄 필요가 있어 라고 독자 혹은 작가 스스로에게 던져주는 말 한마디가 왜 이리 뭉클한지.. 작은 말 한마디에 읽는 나까지도 용기가 생기고 힘이 솟더라는...

한 때 자신의 열정을 쏟아부었던 불상 복원에 젊은 시절 오기로 25년만에 찾은 기요시의 이야기, 종소리.
우연찮게 벌어진 사건으로 인생이 뒤바뀐 두 사람 고로와 기요시. 단순히 바뀌었다라는 그 하나로 그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기엔 둘 서로가 불쌍한 존재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들 나름대로 자의든 타의든 스스로 선택한 삶에 관해서는 최선을 다하는 듯 하더라. 고로가 기요시에게 던진 마지막 질문은 행운인 듯도 하고 불운인 듯도 하지만 어쨋든 내 삶의 한조각이 될뻔한 기요시에게  "당신의 삶은 어떠하십니까"하고 묻는 것 같다.(아~ 말이 이상타.)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했던 야구라는 것을 통해 서열, 나이 막론하고 과거의 행복했던 추억을 디딤돌 삼아 나아가려는 이시쓰와 미무라의 이야기, X 세대.
그들 사이의 나이차는 솔직히 사회 여기저기서도 볼 수 있는 나이차다. 수직관계에서도 볼 수 있고 수평관계에서도 볼 수 있는.. 가끔은 이해가 가지도 않고 이해하기 싫어지기까지도 하지만.. 각자 나름대로 젊을 때 꿈을 향해 매진해 가는 열정도 있었을 것이다. 그 하나만으로도 멀어졌던 나이차가 가까워 지기도 하더라.

국제연합난민고등판무관에서 만난 리카와 에드. 에드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찾아가는 리카의 이야기가 담겨진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시트.
어쩌면 야속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나는 여자이기에 순전히 리카의 입장만을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사랑하는 남자가 위험한 현장에 뛰어드는 것을 말리고 싶고. 조금이라도 함께 있고 싶어하는 마음을 안가지고 있을 여인이 어디에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현장에 뛰어들어 저 멀리 떠나버린 남자를 사랑한다는 마음이 크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자는 얼마나 될까? 이 소설은 결론은 없다. 흔히들 나오는 치유하는 과정이라던가 치유된 후라던가 그런건 없다. 단지 이제 마음을 열고 상처를 치유하려는 리카가 있을 뿐이다. 그래서 그녀의 이야기가 더 크게 느껴진 것도 같다.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소설집이다.
대부분이 강이 있으면 약이 있듯 강약의 완급이 담겨져 있어 개인적으로는 단편소설집을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머. 주인공이 에피소드를 끌어가는 것은 달라지지만.. 여튼.) 하지만 소설 하나하나가 속이 꽉 찬 단편집은 너무도 오랜만에 만난터라 마음이 즐거워 졌다. 나 스스로에 대한 다독임도 받을 수 있었고 지쳐 쓰러지려 할 땐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는 용기도 살짝 담아 준다.
삶에 조금 지쳐 있을 때 뻥하고 시원하게 날려주는 통쾌함은 없지만 나 스스로를 응원해 줄 이야기를 찾는다면 권해 주고 싶다.


p.66
행복이란 아마도 조금은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사는 것.

p.183
요시다 겐코도 자신의 나약함을 타인에게 내보이는 것 또한 하나의 덕이라고 쓰레즈레구사에서 법현삼장의 예를 들어 얘기하고 있잖아.

p.311
지금은 고작 번트로 버티고 있지만 말이죠. 별다른 대단한 일도 하지 않고 하지만 끈질기게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4번 타자가 될 날도 있을 거라고.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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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EAT, PRAY, LOVE: One Woman's Search for Everything Across Italy, India and Indonesia)
엘리자베스 길버트 저 / 노진선 역

처음 이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한 지 얼마 안있어 왜 이 책을 골랐을까 하는 약간의 후회가 생겼다.
한없이 자기 무덤을 파고 그 안에서 제대로 헤어나오지 않는 작가가 왜이리도 답답하게 느껴지는지...
정말 보면서 책을 던져버릴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무엇이 그녀를 그리도 힘겹게 하는 건지 우선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그녀처럼 심리적 절망감에 빠져 보지 않아서인가?
솔직히 그녀처럼 빠질 생각도 없고 내 안에 지뢰밭을 가꾸는 것은 절대적으로 나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의 심적 고통을 이해하기에는 나에게는 조금 무리였다.
하지만 한 챕터를 끝내고(작가에게 있어서는 기나긴 방황이겠지.) 인도로 넘어 가면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내면의 강함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그녀의 노력이 책으로 다시 눈을 돌리게 만들었다.
끊임없이 노력한다.
자기 내면에 감춰진 힘겨움들... 갖은 번뇌들을 벗어던지려 노력한다.
반복되고 반복되는 시간들.
끊임없이 반복되는 시간 안에서 그녀는 묵묵히 닦고 또 닦는다.
단순히 털어내려는 행위를 통해서가 아니라 내 안으로 닦고 닦아서 소화시킨 후 털어내는 행위.
이렇게 해서 자기 치유를 하고 내면의 강함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인도에서 한 발자국의 털어냄을 통한 치유를 했다면 발리에서는 진정한 강함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이리 보니 그녀가 밟은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의 행적은 내면의 고통을 키워나가는 것을 시작으로(이탈리아) 자기 내면의 치유를 통해(인도) 내면의 강함을 완성해 나가는(인도네시아)... 단순히 3나라의 여정이 아닌 자기 내면의 여정이었던 것이다.
더 나아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기 위한 여정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회적 성공이 행복은 아니라 자기 내면에서의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라고 이 책은 끊임없이 이야기 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읽는 독자의 몫이겠지.

p.204
인간의 생각의 산물이다. 감정은 생각의 노예고, 인간은 감정의 노예이기 때문이다.

p.240
인간은 다 똑같다. 그것이 인간이라는 종으로서 우리가 갖는 집단적인 감정적 지형이다. 거의 백 살쯤 된 할머니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분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역사상 인간이 싸움을 벌이는 문제는 단 두가지 뿐이라오. 날 얼마나 사랑해? 그리고 누가 대장이야?"

p.298
우리의 보물, 우리의 완벽한 행복은 이미 우리 내면에 있다. 하지만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마음의 분주한 소란에서 벗어나, 자아의 욕망을 버리고 가슴의 침묵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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